책 읽는 우체통
매일 똑같은 길로 출근하던 사람이 어느날 출근하는 길이 공사중이라 다른 길로 돌아가야만 하게 되었다. 출근하면서 최단거리를 찾아다니던 사람은 당장 바꿔야 하는 루틴 때문에 당황했지만(사실 짜증도 많이 났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돌아가는 길을 택했다. 그랬는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돌아가는 길에 새로 뚫린 길이 있는 것이다. 새로 뚫린 길은 역까지 더 빨리 가는 길이었고 게다가 새로 만들며 조경까지 신경 써서 예쁜 꽃들을 볼 수 있었다. 상점이 즐비하고 지난 밤 늦게까지 취객으로 넘쳐났던 늘 가던 길엔 쓰레기만 즐비했는데 말이다. 한 길만을 고집해서 가다가 새로 난 길을 발견하지 못한 우를 범하는데 사실 그건 어리석음도 뭣도 아니다. 익숙한 것에 대한 우리의 습관일 뿐이고 이런 익숙한 것은 옛것을 이어온 것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새로 발견한 길이 시간을 단축시켜줬다는 사실만으로 그간 다녔던 길만을 고집한 것에 또 화가 난다. 화를 낼 필요는 없다. 오늘이라도 새 길을 발견했으니까.
웬디 우드의 "habbit"은 습관이 우리 삶을 얼마나 위대하게 바꿀 수 있는지, 역으로 우리를 얼마나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지 연구한 행동심리학 연구서다. 일만 시간의 법칙이란 이야기는 변화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 더 나은 삶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해답처럼 제시된 시간이었지만 실제로 그것을 실행하다 보면 의지의 박약, 습관화의 길고 긴 싸움을 먼저 직면하게 된다. 뭣보다 향상의 법칙을 위한 습관화는 그간 내 몸에 일상화된 것이 얼마나 변화를 두려워하는지를 체험하는 계기가 된다.
"반복은 어떤 행동에 나서려는 경향을 강화시키는 동시에 그 행동에 대한 감각을 약화시킨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습관에 길들여진다는 것이다."p241
여우가 어린왕자에게 '길들여진다'는 것에 대해 말한 것처럼 길들여진다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내 안에서 내가 설정한 루틴에 길들여져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나아가려는 걸 막기도 한다. 이를테면 게으름 같은 것은 이미 나쁜 습관으로 굳어져 강한 의지력이 필요해 보이는 것인데 우리를 늘 정말하게 하는 것은 그조차도 아무런 마찰력 없이 곧 좋은 습관으로 바꿔서 성공해버리는 수퍼맨 같은 사람과 우리가 늘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웬디 우드는 책을 통해서 좋은 습관을 길들기를 권한다. 그리고 좋은 습관은 우리의 삶을 변화시킨다고 한다. 43%의 루틴이 되어버린 습관의 영향이 우리 삶을 결정짓는다고 하는 말은 무섭기도 하고 희망적이기도 하다.
우리가 습관에 의지하는 까닭은 습관이 마음이라는 수면 위에 가장 빠르게 떠오르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의식적 자아가 다른 일에 사로잡혀 있거나 작동 불능인 상태일수록 더욱 그렇다.p274
작가는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데 습관이 들면 보다 쉽게 목표에 도달하지만 인간은 어떤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실천할 때 의식적 자아가 먼저 활동하고 이미 길들여진 나쁜 습관이 얼마나 쉽게 우리 삶의 표면에 드러나 우리를 끌어내리는지도 정확히 알고 있고 그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렇기에 살을 빼기 위해서 독서를 위해서 더 좋은 성적과 평가를 위해서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고 그것이 분명히 변화를 가져올 것을 알면서도 인간이 그렇지 못한다는 것을 저자는 안타까워하고 있다. 저자도 지적했듯이 우리는 객관적으로 인식하기 보다 이성이 아닌 이미 내 몸에 나와 하나가 되어버린 나쁜 습관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매 순간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무엇을 어떻게 인식할지는 이성이 아닌 우리의 습관이 결정한다. p180
중독은 습관의 다양한 얼굴 중 하나다. p208
나는 변화하기를 원한다. 내 삶에 이미 굳어버린 쉽게 포기하는 습관들을 버리고 싶다. 매일 똑같은 길로 걸으면서 지난 밤의 허다한 수다와 오물과 방만이 널려있는 수선스런 길이 아니라 더 빨리 갈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아름다운 조경이 형성된 길, 분명 그런 길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고집스럽게 어제 걷던 그 길로 가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고 읽으면서 어쩌면 나에게도 새로운 변화가 가능할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변화와 습관이 반응하는 방식을 이해하고 있다면 삶의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 변화를 기회로 삼아서 도움이 되는 가치있는 습관을 보호하고 바람직하지 않은 습관은 바꿀 수 있다.p251
요즘 일어나면 하나의 루틴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주변을 정돈하고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환경을 변화시키고 상황을 변화해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 좀 더 마찰 없이 목표지점에 도달하기 위한 나름대로의 시도, 그것은 나의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일이다. 습관은 바꿀 수 있고 바뀐 습관으로 나의 미래가 조금은 달라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갖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