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우체통
예쁜 여자가 인기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 매끄럽게 잘 쓴 글의 독자가 많을 거 같지만 투박하지만 진정성 있는 글에 더 사람들이 열광하는 경우도 많다. 돈을 많이 들인 영화가 생각보다 별로라서 폭망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기라는 건, 사람의 관심을 끌게 하는 건 매끄럽고 완벽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끌린다는 말을 외국어로 표현하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끌리다를 구글에서 영어로 번역하면 traipse다. 마음이 가다로 표현하면 go out of your mind로 번역된다. 다음에서 영어로 번역해야 끌리다는 be attracted로 마음이 가다는 have a heart로 번역된다. 우리 말의 맛을 아는 포털싸이트에서 번역해야 그나마 비슷한 의미로 치환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도 모자란 느낌은 뭘까. 그건 이성이 아니고 감성이 이끄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크고 화려한 꽃의 아름다움과 길가에 아주 작은 꽃의 투명하고 고운 빛깔의 야생화의 매력을 비교한다면 이해하기가 쉬울까.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예쁘기만 하거나 잘생기기만 한 이성에게 끌림은 첫 인상 이상을 가지 못한다. 이야기를 나누며 대화가 풍성해지든 인품이든 무언가 끌림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착하기만 한 사람에게 끌리는 건 아니다. 사람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하는 건 그래서인가 싶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통통 튀는 매력이든 순하고 배려심 가득해서든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만나면 서로가 화학적인 끌림을 갖게 되는 것일까. 글을 쓰면서도 그런 끌림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어떤 사람의 글에서는 부족함이 느껴지는데도 자꾸만 읽고 싶게 만들고 어떤 사람의 글은 완벽한 구성에 문장을 구사하는데도 읽기가 싫어진다. 요즘 사람들은 긴 글을 싫어한다고 하니 짧은 글에 끌림이 있나 싶은데 그것도 한 요소기는 하지만 꼭 그렇다고만 할 수는 없을 거 같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이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읽은 적이 있다. 매력적인 책이긴 했지만 소장하고 싶었던 책은 아니었다. 하지만 비슷한 또래, 혹은 이런저런 마음 고생했던 주변 지인에게 그 책을 빌려주었다. 마음이 아픈 건 나뿐이 아니라는 위안을 주기에 충분했던 책이었다. 그리고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그 책을 찾게 되는 이유 같다. 그 책은 '미움받을 용기'와 비슷하게 사람들에게 치유의 기능을 했지만 두고두고 볼 책은 아니었다. 책을 쓰는 사람들은 내 책이 어떤 책이 되길 바라는 걸까. 아마도 마음 깊은 곳에서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길 바랄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금 많이 소비되는 책이길 바라기도 할 것 같다. 나도 두 가지 마음이 다 있다. 내가 쓰는 글을 사람들이 읽고 또 읽기를 바라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람들이 그저 많이 읽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 그래서 매력적인 글쓰기는 항상 숙제이다. 어떤 글이 매력적인가.
끌림은 마음의 움직임이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글쓰기는 이 시대를 담고 있어야 할 것이다. '오징어게임'이란 드라마가 지금 유통되고 인기가 있는 것은 시대를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백년 동안의 고독'이 지금까지도 읽히는 것은 100년의 한 가문의 역사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욕망에 대한 천착이 잘 그려져 있음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건 지금 이 시대를 움직여도 되고 시간과 공간을 투과하는 영향력이 있어도 될 것이다. 그렇지만 그 모든 것은 어렵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건 글쓰기나 영상 만들기나 모든 게 연애와 마찬가지로 힘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