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부쩍 들어 혼자인 것이 더 편하고 혼자 지내고 싶은 시간을 기다리는 내 모습에 새삼 놀라고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 나는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시간이 나는 주말이면 핸드폰 속 친구들에게 먼저 전화를 걸어 안부 대화를 나누고 약속시간을 잡고 그리고 그 친구와의 약속된 만남을 기대하며 즐거워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약속 당일 친구와의 약속이 취소가 되면 찾아오던 친구에게 나란 존재가 중요한 사람이 아니란 것에 대한 실망감이 내 마음속에 상처로 남기도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온라인으로 모임도 가입하여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시간을 보낸 적도 있습니다.
나 스스로를 외로운 사람이라 생각했기에 그렇게 항상 사람의 정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것을 찾으며 살아온 것 같습니다.
나의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인 것이 너무도 싫어서 항상 함께 있고 싶어서 가진 나의 나이들입니다.
아이들이 태어나고 자라는 동안 엄마의 손길이 한창 필요한 시기에 전 정말 행복하였습니다.
그 시간 동안에는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연락처를 뒤져가며 사람들을 찾아 나서지 않아도 아이들과 함께 하는 바쁜 일상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상을 보냈기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느덧 아이들은 청소년이 되었고 이제는 아무리 더워도 자신의 방에서 방문을 닫은 채 지내는
말 그대로 한집에는 살고는 있지만 정신적으로는 저로부터 독립하여 스스로만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다시 주변의 모임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은 하이킹 모임 티타임 모임 등을 찾아다니며 바쁜 주말의 일정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문득 내게 남는 것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과의 일정한 선을 유지하는 관계는 사람들의 정을 그리워하는 내 마음속 깊은 곳까지 채워줄 수 없었습니다.
가끔은 좋은 멤버들을 만나 즐거운 대화를 하며 하이킹을 마치고 돌아오기는 하였지만, 때로는 그냥 모임에 나온 사람들과 함께 하는 하이킹을 하고 돌아온 단편의 이벤트로 다녀온 후 내 마음속에는 왠지 모를 허전함만 가득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런 나를 위해 떠난 솔로여행, 솔로캠핑
떠나기 전 날씨마저 비가 내려서 걱정 근심만 가득 채워주었지만
막상 떠나는 날 운전대를 잡고는 고속도로를 드라이브하는 동안 달리는 차 안에서 모든 근심걱정은 다 날아가 버렸습니다.
목장갑을 찾아 끼고 텐트를 설치하는 동안은 뜨거운 햇살아래 움직이고 있는 내 몸을 빨리 쉬게 하고 싶은 마음에 텐트 설치에만 오로지 집중하였습니다.
이웃들은 벌써부터 저녁을 해 먹느라 여기저기서 바비큐 냄새가 가득했는데, 텐트 설치를 완성 후 짐 정리를 마친 후 드디어 나만을 위한 요리시간을 가졌습니다. 요리한 음식을 먹어줄 사람이 나 밖에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기는 하였지만 그래도 나를 초대손님으로 하여 디너테이블 양초도 켜보고 운치 있는 상차림을 만들었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고 난 후 드디어 찾아온 온전한 나만의 자유시간
모닥불 앞에서 불멍을 때리고 시간이 없어서 보지 못했던 영화도 찾아보면서 그렇게 하룻밤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출발 전과는 달리 내가 보내고 있는 혼자만의 여행 시간이 내 몸과 마음을 늘어지게 만들며 편안함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늦잠을 푹 자고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혼자였지만 혼자이기로 마음을 먹고 즐기고 있는 나만의 놀이를 하는 동안 나는 전혀 외롭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변인들로부터 나를 찾는 연락들이 나의 휴식시간을 방해받는 것 같아 반갑지 않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반백년을 살아오면서 비로소 깨닫습니다.
그동안 나 스스로 외롭게 만든 것은 나 자신이었다는 것을요.
나에게 주어지는 소중한 휴식시간을 나 자신을 위한 계획을 정하고 사용하지 않고 꾸준히 누군가가
내 시간을 나와 함께 해주기를 바랐던 내 나약한 마음에서 온 것이라는 것을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유아기 아이들은 친구와 상호작용하며 놀이하기보다는 스스로의 놀이를 주도적으로 즐기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렇게 적극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놀이를 찾아서 활동하는 아이들은 혼자 놀이를 하건 아니면 친구들이 함께 놀이를 하건 상관없이 원에서 아이에게 주어지는 놀이시간을 잘 활용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냅니다.
이런 아이들은 그 아이 자체가 놀이하는 것을 즐기기에 금세 주변의 친구들이 그 아이 곁으로 모여들어 함께 놀이하고 싶어 합니다.
반면에, 자신의 놀이를 즐기지 못하는 아이들은 대체로 친구들이 자신들과 놀아주지 않는다고 속상해하며 원 등원을 거부하거나 선생님 옆에서 어른들의 관심을 대신 받고 싶어 합니다. 아이들 눈에 보기에도 즐거워 보이지 않고 놀이도 하지 않고 있는 친구를 찾아와서 내가 놀아줄게 함께 놀이하자라고 하는 아이는 한 명도 없습니다.
이번 솔로캠핑은 나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그렇게 보내고 온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안락한 시간이었는지를 배우게 해 주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의지하려는 마음을 나 자신을 위한 계획으로 가득 채우고 그 시간을 나 자신을 위해 소중히 보내는 것이 남은 반백년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기 위한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위한 여행, 내 신체를 위한 운동, 나 자신을 위한 건강한 밥상 등등 앞으로 나 스스로를 위한 시간을 알차게 살아가기를 다짐하며 또 한주를 계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