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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len Jan 05. 2024

[Analysis] 뭐부터 시작할까?

생략하기 쉬운 단계, 생략하면 모래 위에 성쌓기

교육과정 개발 과제가 부여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 ADDIE Model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개발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Analsysis,  즉 분석입니다.


1. Analysis 개요


Analysis를 하는 목적부터 살펴보겠습니다. Analysis는 교육과정 개발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교육과정에 대한 다양한 요구사항과 정보를 수집, 분석해서 교육과정 개발의 타당성과 개발 방향에 대한 방향을 잡는 단계입니다. 복습 차원에서 다시 한번 콜센터 사례를 소환해 볼까요? 사장님이 콜센터 만족도 떨어지니까 교육을 하라고 지시했을 때 문제가 발생한 원인부터 찾아야 한다고 했었지요? 그런 작업이 바로 Analysis 에 해당됩니다.


2. Analysis에서 주로 하는 일


Analysis에서 주로 하는 일은 문헌분석, 벤치마킹, 서베이, 인터뷰 등입니다. 문헌분석이라고 하면 다소 거창하게 들리지만 인터넷 검색을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과정개발의 주제, 콘텐츠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교육담당자는 프로세스 전문가이지만 콘텐츠에 대해 전혀 모르면 SME와 소통이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SME와 소통이 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될 수 있도록 콘텐츠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문헌분석 외에도 벤치마킹을 통해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사례를 찾아보기도 하고 서베이, 인터뷰 등을 통해서 과정개발의 주제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기도 합니다.  


3. Analysis의 결과물


Analysis를 마치고 나면 우선 교육과정 개발이 정말 필요한지 아닌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게 됩니다. Analysis 결과 이슈의 원인이 교육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다면 원칙적으로는 과정개발을 안하는 것이 맞습니다. 교육을 해도 크게 상황을 개선하지 못할 테니까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기업 내 교육담당자는 그렇게 하기 쉽지가 않지요. 특히 과정개발의 출발이 Top-Down 인 경우 이미 지시가 떨어진 상황이기 때문에 없던 일로 뒤집기가 어렵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뭐라도 이유를 찾아내서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현실이지요. 그래도 속상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 일을 잘 처리하는 것도 교육담당자에게 필요한 역랑이니까요.


교육적으로 해결가능한 이슈가 발견되어 교육과정을 개발했을 때, Analysis 단계에서 수집된 다양한 정보와 자료들은 개발 완료된 교육과정의 중요한 근거가 됩니다. 예를 들어 리더십교육을 개발한 후 교육과정 운영 직전에 경영층에 보고를 하는데 "리더십 교육인데 왜 00 콘텐츠가 들어가 있나?" 혹은 "왜 그런 교수법을 썼나?"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럴 때 답변의 근거가 되는 것이 Analysis의 결과물입니다. "전문가인 000 교수를 인터뷰했더니 요즘 트렌드가 0000 해서 00 콘텐츠를 넣었습니다" 혹은 "직원들 대상으로 서베이 한 결과 00% 이상이 이런 학습방식을 선호했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으려면 Analysis 작업이 수행되어 있어야 하겠지요.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처음부터 보고서에 Analysis 결과가 제대로 들어가 있어야겠지만요.


Analysis 단계를 생략했거나 대충 넘어가서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지 않았을 때 최악의 경우 과정개발 마무리 단계에서 뒤엎어져서 앞 단계로 돌아가 재작업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시간적으로 재작업이 어려울 경우에는 불량품인 걸 알고도 어쩔 수 없이 Delivery 하게 될 수도 있고요. 물론 운이 좋으면 그냥 넘어가기도 하지만, 만약의 경우 재작업을 하게 되거나 불량품을 내놓게 된다면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뼈아픈 경험이 될 것입니다.



4. 생략하기 쉬운 단계, Analysis


교육담당자들이 가장 소홀하게 여기는 단계가 Analysis입니다. 왜 유독 Analysis 단계를 소홀히 여기는 것일까요? 다른 단계와 비교해서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Design 단계를 살펴볼까요? Design 단계는 사실 해야 할 일이 많고 깊은 고민이 필요한 단계입니다. 그런데 교육과정 개발 경험이 없어서 잘 모른다고 해도 최소한 시간표 정도는 그리겠지요? 시간표만 그려놓고 Design 했다고 하면 살짝 양심에 가책이 느껴져야 정상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시간표를 그리는 것도 Design 작업 중 하나로 볼 수는 있습니다. 콘텐츠를 결정하고 시간을 안배하고 학습순서를 결정하는 작업이니까요. 그러니 Design을 완전히 생략하는 교육과정개발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어요.


Development는 어떨까요? Development는 교육과정에 필요한 교보재를 개발하는 단계입니다. 교육을 하고자 하는데 교재를 만들지 않거나 강사를 섭외하지 않는 교육담당자가 있을까요? 아마 없을 것입니다. Design 단계와 마찬기지로 Development 단계를 생략하고 Implementation을 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할 수밖에 없는 단계이지요.

 

그런데 Analysis는 왜 그렇게 소홀하게 다루어질까요? Design이나 Development 단계와 달리 Analysis를 생략하고 과정개발을 해도 Implementaion을 하는데 큰 지장이 없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혹은 우리 회사 일이니까 내가 다 안다고 착각하고 대충 넘기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논리적으로 빈약한 보고서를 들고 보고했을 때 상사에게 깨지지 않는다면 바쁜 와중에 굳이 Analysis를 할 이유를 못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어쩌면 Analysis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몰라서 두루뭉수리 넘어가는 경우도 있겠지요. 그렇다면 잘 됐습니다. 이번 기회에 잘 배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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