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9: FreedomTrail2_GranaryBuryingGround
Massachusetts State House를 구경하고 다음으로 간 곳은 바로 Granary Burying Ground였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공동묘지였다. 공동묘지가 관광지로 된다는 것은 우리 정서상 안 맞지만 관람을 다하고 보니 국립현충원 같은 느낌이었다. 유명인사의 무덤이 한 곳에 있고, 특히 국가를 위하여 큰 일을 한 사람들과 미국 독립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분들의 무덤을 모아 놓은 곳이었다. 안내판에는 악인의 무덤도 있다고 하지만 문외한인 나는 못 찾았다.
어디를 가든 가장 먼저 할 일은 정보안내판을 확인하는 일이다.
아래는 왼쪽 사진에 대한 설명이다.
'그래너리 묘지는 유명인, 악명 높은 사람 그리고 무명인들이 묻혀있는 곳으로 204개의 무덤과 2345기의 묘비가 있고, 8천여 명이 넘는 여성과 어린이가 묻혔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많은 묘비가 부식되거나 유실되었다. 1660년 옛 묘지군(한 블록 떨어진 곳에 위치한 킹스 채플)의 과밀화로 인해 조성되었고 보스턴의 세 번째 묘지로 남쪽 묘지라고도 불리었다. 그래너리로 이름을 바꾼 것은 가난한 이를 위한 곡물창고의 이름을 따온 것이다.'
첫 번째 묘지는 보스턴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하나인 사무엘애담스(Samuel Adams)이다.
미국 독립 혁명의 아버지(Father of the American Revolution)라 불릴 만큼 미국 독립운동과 건국의 핵심 인물이다. 영국의 식민 지배에 반대하며 식민지의 자유와 자치권을 주장하고, 매사추세츠 식민지 의회에서 활약하며 조직적인 저항 운동 주도한 인물이다. 1773년, 영국의 차 법(Tea Act)에 항의해 인디언 복장을 한 식민지 사람들이 영국 동인도 회사의 차를 바다에 버린 보스턴 차 사건의 주도자 중 한 명이고, 매사추세츠 주 부지사, 주지사 등을 역임하고 미국 건국 후에도 민주주의 원칙과 시민의 권리를 강조한 역사적으로 아주 유명한 사람이다.
그런데 보스턴에 와서 제일 처음 먹어본 맥주 이름도 사무엘애담스(Samuel Adams)였다.
지역에 크래프트를 둔 유명한 수제 맥주 브랜드 "Samuel Adams"는 실제 그와 혈연관계가 있는 후손이 만든 것으로, 사무엘 아담스 본인도 한때 맥주 양조업과 관련된 사업을 했다는 기록이 있어 이름을 따서 상표로 사용한다고 한다.
홈피에 들어가 보니 많은 종류의 맥주가 있었는데 내가 먹어본 것은 위의 두 가지이다.
나는 원래 라거(Lager)보다는 밀맥주인 에일(Ale)을 즐기는데 첫 번째 사진의 써머에일은 정말 맛있었다. 상큼하면서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고 레몬향과 오렌지향이 어우러진 맛이었다. 이름 그대로 여름철에 즐기기 좋은 밀맥주이니 보스턴에 있는 동안 원 없이 먹어야겠다.
그다음은 사무엘애담스만큼 유명한 폴리비어(Paul Revere)로서 미국 독립전쟁 시기의 유명한 민병대원이자, '자정의 기마 경고(Midnight Ride)'로 가장 잘 알려진 군인의 무덤이다.
'자정의 기마 경고'는 1775년 4월 18일 밤, 리비어는 영국군이 렉싱턴과 콩코드를 향해 진격한다는 정보를 식민지 민병대에 알리기 위해 말을 타고 달린 사건으로, 리비어는 “The Regulars are coming out”;정규군(영국군)이 몰려온다."이라고 외치며 영국군의 접근을 알렸다. 사무엘 아담스(Samuel Adams)와 존 행콕(John Hancock)이 체포당할 위기에 있음을 경고하여 식민지 민병대는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한 민중 영웅이다. 시내 곳곳에 그의 동상이 있었고, 노스엔드에 있는 그의 생가는 현재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Granary Burying Ground를 나와서 다음 목적지를 가는 도중에 우연히 보스턴 시청 앞을 지나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친근한 노출 콘크리트 용법과 입체적인 구조가 돋보인다.
찾아보니 1968년에 완공한 건물로서 거친 콘크리트라는 프랑스어 어원을 가진 브루탈리즘(Brutalism)의 용법으로 건축했는데 논란이 많은 건물이라고 한다.
건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0세기 미국 공공건축의 수작으로 손꼽히지만, 일반 시민들에게는 지나치게 위협적이고 비인간적인 외형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못 생긴 건물 중 하나'로 폄훼되기도 한다.
여하튼 재밌는 사실은 '환영합니다!'가 여러 나라 언어로 다 쓰여 있었는데 그중에 한글을 발견한 기쁨이 쏠쏠하다.(가운데 사진) 이래서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된다고 하나보다.
이제 FreedomTrail의 마지막 여정은 다음 편에서 계속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