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Boston 9. 이보다 더한 작명은 없다.

여행 10: FreedomTrail3_NorthEnd 둘러보기

by 게을러영

이 날의 총 걸음수는 19000보를 넘었다. 집에 와서도 내심 다음날 못 일어 날까봐 걱정이 되었다. 무엇보다 많이 걸은 날은 항상 자다가 쥐가 나기 때문에 그것을 예방하고자 자기 전에 발꿈치 들기를 백회 정도 하고 잤더니 통증없이 거뜬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다시금 느끼고 확인한다.

건강도 저축이다!

여전히 건각을 자랑하는 나의 다리와 뭐든 그냥 안 넘어가는 왕성한 호기심이 이번 보스턴 여행의 최고의 자산이자 병기이다. 잘 관리하여 오래 써먹을 수 있게 해야 할텐데...

Visitor인데 Resident처럼 지내요.(9)


어느덧 장딴지가 뻐근하고 발바닥이 갈라지는듯한 통증이 올 때쯤 나는 NorthEnd에 도착했다.

아들의 베프인 J가 꼭 가봐야 한다고 추천해 준 5군데의 명소 중 하나였다.

NorthEnd는 보스턴의 가장 오래된 동네 중 하나로 17세기부터 정착이 시작되었고, 19세기말~20세기까지 많은 이탈리아계 이민자가 유입되며 형성된 지역으로 '리틀 이탈리아(Little Italy)'라는 별칭으로 불린다고 한다. 정말 가게 하나하나마다 개성 있는 모습들로 요즘 흔히 말하는 인스타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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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개성 있는 가게 중에서 내가 최고로 꼽은 곳은 바로 여기이다.

'I AM BOOKS'라는 이름의 서점!

얼마나 직관적이고 멋진 이름인가? 더할 나위 없는 센스 있는 작명에 무릎이 탁 쳐졌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렇듯이, 이곳 보스턴에서도 서점을 마주치는 일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버드나 MIT 근처쯤 가야 그나마 볼 수 있었는데 하물며 식당과 술집, 카페가 즐비한 이처럼 상업적인 거리 한복판에서 뜻밖에 이름마저 근사한 서점을 발견했을 때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동화책을 가판대에 설치한 것도 모객의 좋은 방법처럼 느껴진다. 요즘 어디를 가든 최고의 손님은 아기와 젊은 엄마들이니까. 아기가 원하는 것에는 쉽게 지갑을 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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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동네는 오밀조밀 너무 이뻤고 '노스엔드'의 가장 북쪽에는 The Old North Church가 자리 잡고 있었다. 아름다운 벽돌 구조와 첨탑이 인상적인 교회는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데 1723년 건립된 보스턴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건물이라고 한다.

그런 건축적 역사 뿐만 아니라 미국 독립 운동사에도 큰 족적을 남겼는데, 1775년 4월 18일 밤에 이 교회의 등불이 미국 독립 전쟁의 큰 발단이 되었다.

'One if by land, two if by sea (육로로 오면 등불 하나, 바다로 오면 두 개)' 라는 암호를 사용하여 영국군의 진격 방향을 알리기 위해 교회 첨탑에 들불을 걸기로 약속했는데 등불 두 개가 걸렸다고 한다. 이것이 이미 2편에서 기술한 폴 리비어(Paul Revere)의 야간 경고 질주(Paul Revere's Ride)로 이어졌고, 렉싱턴과 콩코로 전투에서 민병대의 대승으로 결국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쟁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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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교회는 또 다른 의미가 있었으니, 1918년 발도파 신앙을 가진 이탈리아 이민자들이 기존의 가톨릭 교회와의 갈등으로 핍박과 박해를 받아 거의 자취를 감추었는데 그들 중 일부가 이 노스엔드에 새 보금자리를 찾아 지금의 기념품샵 자리에 교회를 짓고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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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의 총 걸음수는 19000보를 넘었다. 집에 와서도 내심 다음날 못 일어 날까봐 걱정이 되었다. 무엇보다 많이 걸은 날은 항상 자다가 쥐가 나기 때문에 그것을 예방하고자 자기 전에 발꿈치 들기를 백회 정도 하고 잤더니 통증없이 거뜬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다시금 느끼고 확인한다.

건강도 저축이다!

여전히 건각을 자랑하는 나의 다리와 뭐든 그냥 안 넘어가는 왕성한 호기심이 이번 보스턴 여행의 최고의 자산이자 병기이다. 잘 관리하여 오래 써먹을 수 있게 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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