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또래 손님의 방문

마감 뒤에 남아 있던 질문

by Helia

제자리에 머물면서.
그리고 그 순간,
누군가의 이름을 싣지 않은 채,
다음 도착물이
이미 출발해 있었다.

그 사실을 가장 먼저 드러낸 건, 우체함이었다.
소리는 크지 않았다. 딸깍거리는 금속음도, 종이가 부딪히는 소리도 아니었다. 안쪽에서 공기가 한 번 접혔다가 풀리는 소리였다. 아주 오래 참고 있던 숨이, 이제는 더 안에 머물 수 없다는 듯 빠져나오는 느낌. 루네는 그 소리를 듣자마자 고개를 들었다. 아직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미 순서가 넘어가고 있었다.

“왔네.”

쿼카가 말했다. 놀라기보다는 확인에 가까운 말투였다.
포노는 우체함 앞에 앉아 안쪽을 들여다봤다.

“온 건 아니야.”

그가 말했다.

“근데 가만히 있지도 않아.”

루네는 한 발 다가섰다가 멈췄다. 열 살 아이의 몸은 아직 작았지만, 멈춰야 할 순간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우체함 안쪽은 평소보다 깊어 보였다. 깊어진 게 아니라, 끝이 늦게 도착하는 느낌이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막상 손끝은 공중을 가를 것 같은 거리.

“이거,”

루네가 말했다.

“아직 도착한 건 아니지?”
“응.”

포노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다시 집어넣기도 애매해.”

우체함 안쪽에서 봉투 하나가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 누가 꺼낸 게 아니었다. 봉투가 스스로 가장자리까지 올라왔다가, 거기서 멈췄다. 반쯤 나온 상태. 더 나오지도, 다시 들어가지도 못한 채 그대로 서 있었다.
봉투에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았다. 이름도, 주소도. 대신 한가운데, 글자가 되기 직전에서 멈춘 선 하나가 남아 있었다. 한 번은 쓰이려고 했다는 흔적. 그러나 끝까지 이어지지는 못한 자리였다.
쿼카가 가방을 열었다가 닫았다.

“이런 건 보통—”
“보통 없지.”

포노가 말을 끊었다.
쿼카는 짧게 웃었다.

“그래. 그래서 뭐라고 적어야 할지도 모르겠네.”

루네는 봉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반쯤 나온 봉투는 불안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기다리는 쪽에 가까웠다. 서두르지도, 도망치지도 않는 얼굴. 아직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태도였다.

“보내려다 멈춘 것 같아.”

루네가 말했다.

“아니면,”

포노가 덧붙였다.

“보내면 안 된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버렸거나.”

그 말이 끝나자 봉투가 아주 작게 떨렸다. 바람도 없었고, 손길도 없었다. 맞았을 때만 오는 반응이었다. 틀리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쿼카가 종이를 꺼냈다.

“어떻게 적을까.”

루네는 잠깐 생각하다 말했다.

“끝까지 오지 않은 상태.”

설명 같지 않으면서도, 상황을 벗어나지 않는 말이었다. 쿼카는 그대로 적었다.
그 순간, 시계에서 소리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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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되지 못한 마음을 글로 쌓습니다. 기억과 계절, 감정의 결을 따라 걷는 이야기꾼. 햇살 아래 조용히 피어난 문장을 사랑합니다." 주말은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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