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 눈이 마주친 순간
집으로 들어가는 길, 해윤은 괜히 걸음을 늦췄다.
오늘은 집 앞까지 무사히 도착하지 않을 거라는 걸, 발을 옮기기 전부터 알고 있었다. 하루가 이미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녹음실을 나설 때부터, 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
핸드폰이 울렸다.
수진이었다.
해윤은 화면을 확인하자마자 받았다. 오래된 이름은 늘 설명을 생략하게 만든다. 스무 해 가까이 이어진 관계에는 안부보다 먼저 공유된 시간이 있었다.
“어디야.”
“집 가는 길.”
“그럼 방향 바꿔. 구월동.”
이유는 없었다. 수진은 늘 그랬고, 해윤도 그 방식을 알고 있었다. 꿈 이야기를 처음 꺼냈던 날부터, 수진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묻지 않았고, 정리하려 들지도 않았다. 그저 들었고, 옆에 있었다. 해윤이 꿈을 꾸기 시작한 이후의 시간은 이미 여러 번 이 전화 너머를 오갔다.
“거기지?”
“응. 그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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