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모르는 부분이 더 많아졌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뭔지, 어떤 순간에 아프고 어떤 말에 웃는지조차 문득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남들이 보는 나와 내가 느끼는 나 사이엔 늘 어딘가 간극이 있었다. 애써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버텨온 날들이 쌓이자, 진짜 나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
어느 날 문득, 창가에 앉아 조용히 나를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많은 것을 놓치고도 여전히 애쓰고 있는 내가 있었다. 무너지지 않으려 단단해졌지만, 그 속에는 여전히 부드럽고 상처 많은 마음이 숨겨져 있었다. 나는 꽤 오랜 시간, 나 자신에게 너무 엄격했다. 더 나아지지 않으면, 더 성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하지만 이젠 조금씩 배워간다. 있는 그대로의 나도 충분하다는 것을.
‘나’라는 존재는 하나지만, 그 안에는 수없이 많은 얼굴이 공존한다. 그중 어떤 나는 여전히 울고 있고, 어떤 나는 웃으며 오늘을 살아간다. 나는 그 모든 얼굴들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중이다. 서툴러도 좋고, 느려도 괜찮다. 나는 나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가 되기로 했다. 지금의 나를 조금 더 다정하게 안아주기로 했다. 그것이면, 오늘 하루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