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릴 수 없는 순간
이건 이별의 떨림이 아니다.
끝을 향해 가는 숨이 아니다.
막 시작하려는 마음이
스스로를 밀어 올리는 순간이다.
처음 사랑을 말하려는
사람의 떨림이겠지.
아직 이름을 붙이지 못한 감정이
목 끝까지 차올라
한 글자도 되지 못한 채
가슴 안에서만 흔들린다.
나는 그 시간을 안다.
말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괜히 웃음으로 덮어버리던 밤.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돌리면서도
심장은 이미 먼저 대답하고 있었다.
문장이 되기 직전의 마음은
가장 연약하고
가장 솔직하다.
소리로 나오면
가벼워질까 봐가 아니라
되돌릴 수 없게 될까 봐
우리는 잠시 숨을 고른다.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에
하루가 통째로 흔들린다.
눈빛 하나에
계절이 바뀌는 것처럼.
그래서 우리는
망설인다.
그 짧은 망설임 속에
부서질 가능성과
기대와
용기가 함께 선다.
그럼에도 결국
마음은 문장이 되고 싶어 한다.
떨림은 두려움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문장이 되기 직전의 이 순간을
함부로 밀어내지 않는다.
이 떨림을
끝내 외면하지 않겠다.
말해보겠다.
사랑은
언제나 이렇게
작게 떨리며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