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화|말의 체온

식은 말과 따뜻한 말 사이

by Helia

말에는 체온이 있다.


어떤 말은 식은 커피처럼
입에 닿는 순간 식어 있고,

어떤 말은 이불처럼
가만히 안긴다.


말이라는 것은
내뱉는 사람의 숨결을 데리고 나온다.


그래서 한마디에도
온기가 붙고
냉기가 스민다.


나는 너무 쉽게 말했고
너무 늦게 후회했다.


가볍게 던진 농담 하나가
누군가의 하루를 식혀버릴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는 몰랐다.


차가운 말은
소리보다 오래 남는다.


웃으며 지나친 한마디가
밤이 되면 다시 떠오른다.


반대로
조용한 위로 한 줄은
얼어붙은 시간을 천천히 녹인다.


괜찮아.

그 말은 크지 않아도 된다.


다만 그 체온이
등을 한 번 감싸면 충분하다.


말은 공기 중에서 흩어지지만
그 온도는 사람 안에 남는다.


어깨에 내려앉고
심장 가까이에 눌러앉는다.


그래서 나는
말을 삼키는 법을 배웠다.


서두르지 않고
숨을 한 번 고르고
조심히 꺼낸다.


사랑한다는 말도
사과한다는 말도
따뜻해야 한다.


말의 체온은
결국 마음의 온도이기 때문이다.


오늘은
함부로 말하지 않겠다.

조금 더 따뜻하게
말하겠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