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삼키지 못한 한 줄
이상하게 허전했다.
분명 아무것도 잃어버린 건 없는데
마음 한 구석이 비어 있었다.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생각했다.
무얼 두고 온 걸까.
그제야 알았다.
네 마음을 담은 문장 하나를
그곳에 두고 왔다.
나는 분명
말하려 했다.
입술 끝까지 올라온 진심을
꺼내려다 멈췄다.
괜히 가벼워질까 봐가 아니라
되돌릴 수 없게 될까 봐.
그래서 나는
아무 일 없다는 얼굴로
그 자리를 떠났다.
집에 와서야 알았다.
나는 문장 하나를
그대로 남겨두고 왔다.
남겨두고 온 것은
말 한 줄이 아니라
내 마음의 온기였다.
네 눈을 바라보며
전하고 싶었던 한마디.
괜찮은 척 삼켜버린 고백.
그 문장은
아직 그 자리에 있을까.
공기 속에 흩어지지 않고
조용히 남아 있을까.
생각해 보면
우리는 완성된 말보다
남겨둔 말들로 더 많이 흔들린다.
좋아한다고 붙잡지 못한 순간,
미안하다고 먼저 말하지 못한 밤,
괜찮다고 손을 내밀지 못한 시간.
그때마다
마음 한쪽이 비어 있다.
나는 이제 안다.
이 허전함의 이유를.
말하지 못한 문장 하나가
이토록 오래
나를 붙들고 있었다는 것을.
오늘은 두고 오지 않겠다.
끝까지 말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