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만나던 날

짱구야, 와줘서 고마워

by Helia

그 자그마한, 콩알만 한 네가
열 달 동안 내 안에서 자라났다.
처음 너를 마주한 날,
믿기지 않았고, 막막했으며, 솔직히 조금은 무서웠어.
하지만 너는 아무 말 없이, 묵묵히 나를 믿어줬지.
입덧으로 잠 못 드는 밤도,
울컥울컥 올라오는 감정의 파도도
네가 있다는 사실 하나로 견딜 수 있었어.

그리고 마침내,
분만실에 들어간 날.
진통이 시작되고 겨우 3분 만에,
넌 세상에 ‘짠!’ 하고 나타났지.
2010년 9월 14일, 오전 10시 13분경.
3.3kg, 따뜻한 체온 그대로
너는 내 품에 안겼어.

우렁찬 울음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나는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몸보다 마음이 먼저 무너졌어.
고통도, 두려움도, 불안도
너의 첫울음에 조용히 녹아 사라졌거든.
그 순간부터 내 세상의 중심은 오직 너였어.

작은 손, 조그마한 발,
세상을 처음 보는 그 눈동자까지.
모든 게 기적 같았고
숨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웠어.
너를 안고 있자니
세상이 다르게 보였고,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었어.

엄마라는 이름은 아직 낯설었지만
너는 단 한 번의 울음으로
내 모든 걸 바꾸었어.
너를 낳은 그날,
어쩌면 나도 다시 태어났는지도 몰라.
엄마로서의 첫울음을
너와 함께 터뜨렸던 날이니까.

사람들은 “축하해요”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내 마음속에서는 더 조용하고, 더 깊은 말이 맴돌았어.
그날 밤, 널 품에 안은 채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이렇게 속삭였지.

“짱구야, 내 아가.
태어나줘서…
엄마에게 와줘서…
정말 고마워.”

그 말은 단순한 인사가 아니었어.
그건 내 마음의 전부였고,
너를 향한 첫 번째 고백이었어.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그 고백은 매일 내 가슴속에서 자라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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