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저 조용히 살아가고 있을 뿐인데
조용하다고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눈을 마주치지 않는다고 예의 없다는 말을 듣는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고 소외된 사람으로 낙인찍힌다.
나는 그저 나였을 뿐인데, 세상은 자꾸만 나를 해석하려 든다.
자신과 다르면 무시하거나 거리부터 두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나를 알기도 전에 경계하고, 불편해하며, 판단한다.
간혹 아무개는 내 위아래를 훑어보며 벌레 보듯 나를 쳐다봤다.
마치 내가 모자란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그 눈빛은 차갑고도 빠르다.
단 한순간이면 된다.
존재 전체를 평가하고, ‘넌 좀 이상해’라고 마음속에 저장해 버리는 데엔.
나는 그 시선을 너무 잘 안다.
그 눈빛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잔여감정도 알고 있다.
말로 설명되지 않는 불쾌함,
존재 자체가 거부당한 것 같은 부정감.
그건 상처로 오래 남는다.
이상한 건 나였을까?
그 시선이었을까?
나는 누구보다 내면이 복잡하고, 감정이 풍부하고,
조금은 조용한 감성을 가진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세상은 이런 나를 '불편함'으로 받아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건데,
그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걸까.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사람들은 멈칫하고, 애써 웃으며 말을 돌린다.
그들은 인정하지 않는다.
내가 충분히 괜찮은 사람이라는 걸,
설명 없이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그래서 나는 한때 나를 바꾸려 했다.
웃는 연습을 했고, 눈을 길게 마주치는 연습도 했다.
말을 더 많이 하려고 노력했고, 때로는 웃기지도 않은 얘기에 억지로 웃었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언제나 같았다.
어색한 거리감, 겉도는 위로, 그리고 ‘넌 좀 특이하네’라는 말.
나는 더 이상 이해받고 싶지 않다.
이제는 그저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싶다.
‘왜 그러냐’는 말 대신 ‘그럴 수도 있지’라는 말.
나를 바꾸려 들지 않는 태도, 그것이면 충분하다.
세상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틀렸다고 말하지만
나는 더 이상 해명하지 않기로 했다.
나는 그저 나로 살아갈 것이다.
조용하지만 생각 많은 사람으로,
느리지만 진심을 다해 사는 사람으로.
내가 이상한 게 아니라,
이해하지 않으려는 그 시선이 이상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