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지 않았던 날의 기록
나 혼자 힘들었던 날들이 있다.
별일 아닌 척했지만, 사실 그날의 나는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다.
웃고 있었지만, 마음은 어디에도 닿지 않았다.
메시지를 보내는 대신 대화를 상상했고,
눈을 마주친 채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누구라도 알아줬으면” 하고 바랐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무도 묻지 않았다.
괜찮냐는 말 한마디조차 없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일상에 바빴고,
나는 그들의 눈에 멀쩡해 보였던 모양이다.
그게 더 서러웠다.
슬퍼 보였으면 누군가 다가왔을까?
무너진 티를 냈다면 조금이라도 안아줬을까?
그래서 나는 조용히 사라지는 연습을 했다.
메시지 알림을 꺼두고, SNS를 닫고, 모임을 하나둘 빠졌다.
불편하지 않게, 티 나지 않게.
그런데 정말 아무도 눈치채지 않았다.
사라져도 되는 존재 같았다.
내가 얼마나 조용했는지를, 아무도 몰랐던 거다.
소리 없이 아픈 사람은
정말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사람은 결국, 스스로를 챙겨야 하는 존재라는 걸.
기댈 어깨를 기다리는 대신, 내 어깨를 다독여야 한다는 걸.
그래서 그때부터는 묻지 않는 사람들 대신
묵묵히 내 편이 되어주는 것들을 찾았다.
조용한 음악, 따뜻한 빛, 나를 위한 하루치의 산책.
누구도 눈치채지 못한 내 감정들은
지금도 내 안에서 조용히 살아 있다.
때때로 떠오르고, 그리움처럼 밀려오지만
이젠 덜 아프다.
내가 나를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날의 나를 기억한다.
벼랑 끝에서 멀쩡한 척했던 나,
무너지면서도 누구도 불편하게 하지 않으려 했던 나.
그날의 나는, 참 착하고 슬펐다.
그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누구도 몰랐지만, 나는 기억한다.
그 조용한 싸움의 하루를.
No one noticed.
그래도 나는 버텼고, 오늘까지 왔다.
이제는 나만 알아주는 날이 있더라도 괜찮다.
아무도 몰라도, 나만은 내 감정을 놓치지 않기로 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지금의 나는 믿어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