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진심이라는 말

사진은 곧 나

by Helia

사진을 찍는다는 건 단순히 셔터를 누르는 행위가 아니다. 순간을 기록한다는 건 결국 나 자신을 기록하는 일이기도 하다. 눈이 머무른 곳, 마음이 흔들린 자리, 발걸음이 멈춘 풍경이 고스란히 담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사진 앞에서만큼은 가장 정직하고 싶다.

얼마 전 작은 실수를 했다. 한 번에 사진들을 올리던 중, 보관만 해두었던 AI 생성 이미지가 몇 장 섞여 올라간 것이다. 알려주신 분이 아니었다면 나조차 모르고 지나쳤을지 모른다. 그 순간, 마음속에서 질문이 일었다. 사진에 진심인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사진을 두고 거짓말하지 않는 것, 그게 내 대답이었다. 실수를 했으면 실수라 인정해야 한다. 정신없는 와중에 잘못 올릴 수는 있어도, 그건 어디까지나 ‘실수’ 일뿐, 그 이상으로 꾸며서는 안 된다. 아닌 건 아닌 거라 말할 줄 아는 용기, 그것이 내가 사진을 대하는 태도다.

가끔은 나조차 긴가민가할 때가 있다. 이 사진, 내가 찍은 게 맞던가? 언제 찍었더라? 여기가 어디였지? — 그런 생각에 잠길 때면 내 사진조차 낯설게 느껴진다. 셔터를 누른 건 분명 나인데, 시간이 흐르면서 기억의 경계가 흐려지고, 순간이 희미해져 버린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안다. 내가 찍은 사진이라면 결국 내 눈이 닿은 자리이고, 내 마음이 멈춰 선 시간이란 걸.

무엇보다 나는 이렇게 믿는다. 사진을 아무리 속이려 들어도 티가 난다. 왜냐하면 사진은 곧 나 자신을 드러내는 거울이기 때문이다. 그 사진이 진짜인지, 혹은 AI가 만든 가짜인지 결국 드러나게 되어 있다. 적어도 사진에 진심인 사람에게는, 그것이 눈에 보인다.

그래서 나는 사진으로 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다. 그건 단순한 원칙이 아니라, 나를 지탱하는 철칙이다.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마지막 선이자, 내가 세상 앞에 내놓는 진심이다.

앞으로도 그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 누군가 내 사진을 보며 ‘진짜’라고 느낀다면, 그건 단지 사진 한 장의 진위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그 ‘진짜’ 속에는 내가 본 세상, 내가 지닌 감정, 내가 살아낸 시간이 함께 담겨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는 바란다. 내 사진이 누군가에게 닿아, 그 사람의 하루에 작은 울림을 남기기를. 그리고 그 울림이 “이건 진짜구나” 하는 믿음으로 이어지기를. 그 믿음 속에서, 나라는 사람 또한 조금은 더 투명해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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