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링고 영어학습 어플

하루 5분, 꾸준함이 만든 기적

by Helia

하루만 안 들어가도 알림 창에 초록 부엉이가 나타난다. 눈을 반짝이며 묻는다. “오늘도 영어 안 해?” 그 표정에 결국 나는 핸드폰을 들고 어플을 연다. 공부를 강제로 시키는 선생님은 질리지만, 묘하게 귀여운 부엉이의 압박은 피할 수가 없다. 그렇게 또 하루, 듀오링고는 나를 불러낸다.

처음 이 앱을 깔았을 땐 그저 가벼운 호기심이었다. 무료 영어 학습 어플이라니, 대단한 걸 바라진 않았다. 하지만 화면을 켜자마자 분위기가 달랐다. 딱딱한 교재 대신 게임을 시작하는 듯한 인터페이스. “bag, water, cats, together.” 단어가 하나씩 튀어나오고, 맞히면 경쾌한 소리, 틀리면 붉은 불빛이 번쩍였다. 단순한데, 묘하게 기분이 좋아졌다. 문제를 풀 때마다 작은 보상이 쌓이는 느낌. 영어 공부라기보다 미니게임 같았다.

그러나 이 앱의 진짜 힘은 귀여운 디자인이나 소리 효과가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건 “매일 조금씩”이라는 리듬을 지켜주었다는 점이다. 언어는 한 번에 정복되지 않는다. 몸에 스며들 듯, 땀처럼 배어들어야 한다. 머리로는 알았지만, 늘 지키기 어려웠다. 두꺼운 책은 펼치기도 전에 지쳤고, 강의 영상은 시작과 동시에 딴짓을 했다. 그런데 매일 알람을 울리며 나를 붙잡는 작은 부엉이는 이상하리만큼 효과적이었다.

“오늘 학습을 놓치지 마세요!”
알림 창에 뜬 그 한 줄에 부끄러워지다가도 결국 눌러 들어간다. ‘그래, 5분만 하자.’ 그렇게 시작한 5분이 어느새 15분, 20분이 된다. 하루의 피곤함을 핑계로 미루려던 순간, 작은 알림이 내 게으름을 막아섰다.

정답률 81%. 완벽하진 않다. 가끔은 같은 단어를 여러 번 틀려서 자존심이 상한다. “drinks”를 왜 또 복수형으로 놓쳤을까, “colors”에 s를 왜 빼먹었을까. 하지만 이상하게도 크게 좌절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틀린 문제를 다시 만날 때마다 반가웠다. ‘이번에는 제대로 잡아야지.’ 듀오링고는 실패를 부끄럽게 하지 않고, 재밌는 반복으로 바꿔준다. 공부가 아니라 게임에서 다시 도전하는 기분. 틀림조차 학습의 일부로 받아들이게 만든다.

무엇보다 듀오링고는 나를 ‘매일의 성실함’으로 이끌었다. 언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걸 몸으로 알게 됐다. 성실은 늘 지루함과 싸워야 하는데, 듀오링고는 그 지루함을 놀이로 바꿔준다. 출석 체크처럼 하루하루 이어지는 불꽃. 그 불꽃이 꺼지지 않게 자극하는 방식이 탁월하다.

나는 종종 이 앱이 삶과 닮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큰 목표 앞에서 자주 압도당한다. 유창한 영어, 원어민 같은 발음, 완벽한 문장.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매일의 작은 발걸음이다. 언어도, 삶도 그렇다. 어제보다 한 단어 더 알고, 오늘보다 한 문장 더 말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 작은 쌓임이 결국 큰길을 만든다.

실제 경험도 있다. 어느 날 버스 정류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길을 물어왔다. 예전 같았으면 머뭇거리며 뒤로 물러났을 텐데, 그날은 달랐다. 잠시 망설이다가, 짧지만 분명한 문장을 말할 수 있었다. 서툴렀지만 상대방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화면 속에서 수도 없이 반복하던 단어들이 머릿속에서 반짝이며 제자리를 찾았다. 그 뿌듯함은 어떤 시험 점수보다 값졌다.

공부를 한다는 건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게 아니다. 태도를 배우는 일이다. 듀오링고가 내게 준 건 단어와 문법만이 아니라, 꾸준함을 유지하는 방법이었다. 하루의 피곤함에도 핸드폰을 열고 앱을 켰다는 사실. 그 작은 행동이 모여 성취가 된다.

“게임 같지만, 결국 공부다.”
이 짧은 문장이 듀오링고의 본질이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언어는 하루가 아니라, 하루하루가 만든다. 초록 부엉이는 그 사실을 매일 상기시킨다. “오늘도 한 걸음, 내일도 한 걸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멈추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유창한 영어 화자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매일 단어 하나를 배우고, 문장 하나를 말하며 조금씩 나아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다시 길을 물어오는 외국인 앞에서, 웃으며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언어의 다리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러나 매일의 발걸음이 모이면 결국 건너가게 된다.
그때 나는 말할 수 있을 것이다.
“Yes, I made it. Step by s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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