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숨의 밤
얼음을 깨운 봄의 첫 노래.
“내일, 나는 얼음을 밀어 올려 세상에 닿을 것이다.”
그 다짐이 물결 속으로 흩어지고, 다음 날 아침, 햇살이 얼음을 깨웠다.
빛은 차갑던 물을 녹이며 바닥까지 스며들었다. 물속의 냄새가 달라졌다.
어제까지는 죽은 듯 고요했던 세상이, 오늘은 천천히 숨을 쉬고 있었다.
두꺼비는 천천히 눈을 떴다.
차가운 물이 아직 몸을 감싸고 있었지만, 그 안에 미묘한 온기가 섞여 있었다.
그 온기가 그의 배를, 심장을, 그리고 기억을 두드렸다.
그는 오랫동안 잊고 있던 봄의 냄새를 떠올렸다.
따뜻한 진흙, 햇살 아래 반짝이던 물결, 어머니의 낮은 울음.
그 모든 것이 얼음 밑 깊숙한 곳에서 깨어나고 있었다.
얼음 위에서는 봄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물 위의 얇은 막을 건드리며 ‘찰칵’—하고 금을 냈다.
그 순간, 두꺼비의 발끝이 움직였다.
살짝 밀어 올리자, 얼음의 틈이 벌어지며 공기의 냄새가 스며들었다.
물속이 환하게 빛났다.
그 빛은 너무 따뜻해서, 눈을 감고도 느낄 수 있었다.
두꺼비는 천천히 머리를 들어 올렸다.
얼음 위로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그는 숨을 고르며 입을 벌렸다.
처음 마셔보는 공기였다.
축축하면서도 달고, 차가우면서도 부드럽다.
그는 한 번, 두 번, 그리고 세 번째로 숨을 들이켰다.
몸속이 뜨거워졌다.
피가 돌고, 심장이 크게 울렸다.
그것은 세상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일 같았다.
연못의 물이 출렁였다.
얼음이 더 크게 갈라졌다.
멀리서 물소리가 노래처럼 들려왔다.
녹아내린 눈이 흘러 들어오며 작은 폭포를 만들고,
바람이 갈대밭을 흔들며 그 노래에 박자를 더했다.
두꺼비는 그 리듬 속에서 자신의 박동을 들었다.
그는 이제 숨이 아니라, 음악을 쉬고 있었다.
물 위로 고개를 내밀자, 세상이 눈부셨다.
연한 새싹들이 진흙 속에서 고개를 들고 있었고,
공기에는 풋풋한 흙냄새가 가득했다.
두꺼비는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이토록 밝은 세상은 처음이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고, 깊게 들이마셨다.
봄의 냄새가 가슴속으로 스며들었다.
그때, 하늘의 바람이 속삭였다.
“이제 울어도 괜찮아.”
그 한마디에 두꺼비의 몸이 떨렸다.
겨울 내내 눌러두었던 울음이 가슴속에서 차올랐다.
그는 천천히 목을 부풀리고, 숨을 내쉬었다.
낮고 깊은 울음이 세상을 울렸다.
연못 위의 물결이 흔들리고, 새싹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 울음은 겨울을 깨우는 종소리였다.
달빛이 내려오고, 세상은 다시 고요해졌다.
하지만 그 고요함 속에는 생명의 진동이 있었다.
두꺼비는 물가에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빛이 얼음 위로 떨어져 반짝였다.
그는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이제 정말, 다시 시작이야.”
봄은 멀리서 오지 않았다.
얼음을 깨고 올라온 한 번의 숨,
그것이 세상을 다시 움직이게 했다.
모든 봄은, 그렇게 한 마리의 울음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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