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자라는 마음
현실은
새벽마다 내 걸음 위에 무겁게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와 같아,
발끝을 적시며 나를 붙잡고 놓지 않으려 하였네.
이상은
먼 하늘 끝에서 흔들리던
외로운 별빛과도 같아,
비록 닿지 못할지라도 끊임없이 나를 부르곤 하였지.
나는
그 두 길의 사이에 서서
가끔은 마음을 접어 품고,
가끔은 펼쳐 하늘로 올리며
조용히 나 자신을 바라보았네.
현실의 바람은
차갑고 성급하여
내가 붙든 작은 희망마저 흔들어대었고,
이상의 빛은
그 흔들림 위에 내려앉아
어둠을 적시던 작은 물기처럼
내 가슴을 누그러뜨렸지.
때로는
현실만 마주하여도 가슴이 조여
눈을 감고 한 걸음 물러서야 했고,
때로는
이상만 좇다가
현실의 문턱에서 숨을 고르며
다시 제자리를 찾곤 했네.
그리하여 알게 되었지.
사람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며 자라는 존재임을.
흔들림이 흔들림으로만 스쳐 지나지 않을 때,
그 길은 비로소 앞날을 여는 작은 강이 되나니,
내 오늘 또한 그러하였네.
나는
현실에 발을 붙이고
이상에 마음을 기대어
고요히 하루를 건넌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한 줄의 마음을 끄적이며 속삭이네.
“이상은 나를 살리고, 현실은 나를 만들었도다.”
언젠가,
이 둘이 한 물줄기로 흘러
같은 바다에 닿는 날이 오면,
나는 그 모퉁이에서
가쁜 숨을 잠시 내려놓고
조용히 읊조리리라.
긴 밤을 버티게 한 것은
결국 사라지지 않으려 애쓴 작은 꿈들이라.
그리고
그 꿈을 끝내 잃지 않았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