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도장이 찍히면 남남
드디어 꿈에 그리던 식당을 하기 위해 가게를 얻었다. 앞으로 이름은 멋진 식당 사장님 그리고 현실은 3D 중에서도 극상인 식당 사장님이 될 시간이다. 그리고 그 시련은 기다려 주지 않고 바로 찾아오게 된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빠르면 가게를 둘러볼 때에 늦으면 인테리어 공사할 쯤, 치명타를 한방 먹자면 인테리어가 끝나고 슬슬 오픈을 하려 할 쯤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참 없으면 좋겠는데 용도변경 대수선 공사를 하면서 날림으로 시공하거나 건물이 오래되거나 등 수 많은 이유를 가지고 찾아온다.
바로 가게 자체에 있는 하자다.
이렇게 하자를 발견하게 되면 제일 먼저 계약했던 부동산 사무실에 가서 어떻게 좀 해달라고 할 것이다. 그럴 때 들을 수 있는 원론적이고 기본적인 대답은 "건물주랑 해결하세요" 다. 부동산 중개업소는 말 그대로 '중개업' 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그걸 해결할 능력이 없는데다가 건물에 대한 관리 책임은 법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건물주에게 있는것도 이유다.
물론 중개업소에서 계약 과정에서 특약 부분에 건축물에 대한 하자나 시설에 대한 하자에 있어서 관리 및 책임. 보수 관련해서 명시적으로 적어주었더라면 참 좋겠지만 창업자 입장에서 꼼꼼히 챙기지 않았더라면 건너뛰는 경우도 많고 실제로 이 부분이 들어가지 않아서 후에 문제처리에 어려움을 느낀 창업자가 부동산 중개업소에 가서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도 하지만 그땐 늦고 중대 부분의 하자를 인지하고 고의 누락하거나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서를 작성 시 인지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설명되고 넘어갔더라면 중개업소를 걸고 넘어갈 방법이 사실상 없다.
게다가 중개 수수료도 우기고 떼쓰고 해서 많이 깎아 놓는 경우도 덧붙여진다면 중개업자의 선한 의도로 건물주와 좋게 중재를 해 줄 수 있는 상황에 있어서도 중개업자는 개입하지 않는다. "수수료도 깎아줬는데 뭐하러 번거롭고 복잡하게?" 라는 심리다.
도움을 받든 안받든 어쨌든 계약 당사자가 건물주기 때문에 건물주와 해결을 봐야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먼저 사소한 부분에 대한 하자라면.. 건물주는 임차인이 자비로 직접 해결하라며 나몰라라 할 가능성이 크다. 연락을 안받고 잠수를 타든 대놓고 말하든 어쩌든간에 돈 몇만원이라도 돈이 드니까 직접 해결 하라는 심리다.
덧붙이자면 이 사소한 부분이라는건 임차인이 사소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아니라 임차인이 느끼기에는 큰일 같은데 임대인은 별것 아닌걸로 생각한다면 그것도 사소함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런 내용도 임차인보고 직접 해결하라고 한다.
그렇다면 중대한 일에 있어서는 어떨까?
계약이 해지될 정도의 일이 아니라면 이 역시 나몰라라 한다. 사실 반응 유형이 많긴 한데 돈 드니까 당신네들이 알아서 하라는 경우가 많긴하다. 설령 해줘도 당신들이 하면 안되냐고 한참을 끌다가 못미덥다는 듯 해 주기도 한다.
위에서 말한 계약이 깨질정도가 된다면 그 때는 얘기가 달라진다. 임대인들이 제일 꺼리는게 돈 나가는것과 공실이다. 임대차 계약이 깨진다면 돈이 안들어 온다는 의미이므로 그 때는 조치가 취해진다.
별도로 건물 공사 후 업체를 통한 하자보증기간이거나 관리 주체가 따로 있다면 해당 주체를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나 공사 업체의 경우에 대한 보다 더 깊은 이야기는 인테리어 쪽에서 함께 다루고자 한다.
상가를 임차하게 되면 어디든 관리비라는걸 받는다. 큰 규모의 상가나 대형건물 내 상가는 관리업체를 통한 실제 관리가 이루어지니 관리비를 받지만 개인 건물에 들어가는 경우 보통 명목은 계단청소비나 건물 공용 전기료 등이다. 정화조 청소비는 청소시 따로 청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포함되지 않는데 대개 10평 남짓 상가에서도 관리비를 10만원 정도 받으면서 청소비랑 전기료가 그렇게 많이나오나 싶다. 게다가 전 임차인 합산 10만원도 아니다. 결국 우회적인 임차료 추가소득인 셈이다.
이렇게 관리비를 받으면서도 화장실 문 손잡이가 고장나 있었는데 얼마 하지도 않는거 임차인이 고치면 안되냐고 하는 건물주도 있고 천장에 물이 스며서 새는것 같은데도 자긴 그런거 잘 모른다며 전 임차인은 잘만 썼다고 하는 건물주도 있다.
그리고 이 뿐만 아니라 정말 기상 천외한 사례에 뒷목잡히게 만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