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마의 Apr 03. 2016

내 창업자금을 노리는 프랜차이즈(2)

수익률 30% 40%? 무슨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 수익률의 함정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가거나 프랜차이즈 업체 홈페이지를 들어 갔을 때 이런 문구를 본 적 있지 않은가?


성공창업! 월 수익률 30%!! 당신도 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이야기 말이다. 정말이지 순수하게 저게 모두가 별다른 부담 없이 저게 가능한거라면 나라도 당장 하고싶다. 있는 돈 없는 돈 끌어모아서 정말 꼭 하나 어떻게든 차릴꺼다. 아참, 말을 잘못했다. 나라도 당장 하겠다는 말은 취소다. 충분히 가능한 일인게 맞다. 따로 얘기한적은 없지만 1만원짜리 정식을 판다고 할 때 1만원에 포함되는 금액은 임대료+재료비+인건비+세금+에너지료+기타 잡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든걸 7천원 안에 해결하면 수익률 30%가 나온다. 60%안에 해결한다면? 수익률이 말 그대로 40% 이다. 저가 재료를 쓰든 대량으로 구매를 하든 식재료 단가를 낮추면 되고, 근로기준법을 비웃고 주휴수당이든 연장 수당이든 안주면서 인건비를 낮추든 어쨌든 수치적으로 맞추면 그만이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그렇게 하는 악덕 업주도 있다. 


  여기서 합법적인 부분이냐 혹은 도덕적인 부분이냐에 대한 부분을 논하고자 함은 아니다. 저 수치가 현실적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제목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가?" 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수익률이 전부가 아니기 때문이다. 


  케이스야 다양하겠지만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본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원가를 낮추고 점주가 노력해서 인건비를 낮춘덕에 김밥 한줄을 팔면 수익률이 50%가 남는 쾌거를 이뤄냈다. 1000원짜리 한줄 팔면 500원이 남았다. 이제 부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밥집의 위치는 쌀 농사를 짓는 넓은 평야 한복판에 있었다. 하루종일 오는 손님이라고는 근처 농사일을 하는 농부 몇 명이 전부였다. 하루에 10줄 파는 날은 기적적인 날일 정도였다. 그렇게 하루 5천원의 수익이 남았다. 한달 30일을 쉬지 않고 일해도 15만원이 전부였다. 이 돈으로는 아이들 통학 차비 내기도, 급식비를 내기도 충분하지 않았다. 


  수익률의 함정이 이렇다. 경제에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한번쯤은 겪어 본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주식을 하면서 상한가 종목을 샀다 하더라도 100원어치 보유하고 있어봐야 30원 밖에 안된다. 반면 1억원 어치를 보유하고 있다면 3000만원이다. 마찬가지로 식당 역시 판매량을 간과할 수가 없다. 


  즉, 본사에서 아무리 수익률 잘 나온다고 신나게 광고를 한다 한들 해당 가맹점에서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생활비 벌기도 어려운것이 현실이다. 


  저 수익률 수치에 마치 심봉사가 눈을 뜨는것 처럼 정신이 확 트이면서 대박 부자의 꿈에 대한 희망을 가지면서 퇴직금으로 받은 전 재산을 올인하는게 현재의 창업자들이다. 심리는 간단하다. 수익률이 주식보다 훨씬 좋고 잘나오며, 내 손안에 당장 투자 가능한 돈이 있는데 망설일 이유없이 지르면 된다고 생각한다. 


  자, 여기서 하나 짚어보자. 명확한 수익률의 함정은 충분한 매출이 뒷받침 될 때 유효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두 번째 사슬을 건다. 수익률의 극대화라는 카드와 함께 이 말이 나온다. 


대박 매출신화!! 15평 00점 매장 일 매출 300만원 달성!!

                      

이라고 말이다. 


  돈을 그냥 퍼담는 소리가 들린다. "일 매출 300만원인데 수익률이 30%다? 월 30일 매장 운영을 하면 월 매출 9000만원인데 30%수익이 남으니 2700만원 순이익이 남네? 이렇게 일년이면 얼마야? 3억2400만원이 생기네?? 우와! 3천만원 버는 회사원이 10년 벌 돈을 난 1년만에 버는구나!!! 당장 해야겠다!! " 라고 생각이 드는 창업자들이 분명 있을것이다. 저런 식당 있으면 나도 좀 소개시켜주면 좋겠다. 몇 개 만들어 놓고 평생 해외로 다니면서 못 먹어본 세계 음식은 다 먹어보러 다닐 것이다. 


  하지만 모르는 사람이 용감하다 했던가? 지금 막 퇴직해서 퇴직금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은 눈이 휘둥그래 지면서 당장 창업하고 싶은 용기가 샘솟겠지만 식당에서 일을 해봤거나 창업을 해 봤다면 정말 말도 안된다는 소리라는걸 잘 알것이다. 


  우선, 저 수치가 거짓말이냐? 아니다. 진실이다. 하지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저 수치가 절대 매일 유지되지 않는다는것, 최소한 내가 오픈하는 매장에서는 그럴 것이라는 것, 두 번째는 저 수치는 의도하면 홍보하기 위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를 보자. 내가 "인생은 이거다!" 라는 마음으로 오픈을 했다. 하지만 식당은 아이템이 전부도 아니고 맛이 전부도 아니다. 어떤 특정 요소가 전부일 수가 없는게 식당이다. 때문에 자리부터 서비스까지 모든게 월등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저 매출이 보장 될 수도 없고 아무도 보장해 주지 않는다. 본사? 이벤트나 지원을 해줄지는 모르지만 결국 손님을 잡아나가야하는건 가맹점주 본인이다. 본인이 못하면 손님은 오지 않는다. 


  두 번째 수치 문제다. 예를 들어 보자. 1만원짜리 정식을 판다. 1만원씩 일300만원 매출을 올리려면 순수하게 정식만 판다고 했을 때 300인분이 팔려야 한다. 물론 현실은 음료나 주류 매출도 있고 저녁에 요리를 판매한다면 객단가가 오르기 때문에 차이는 있다고 하나 여튼 1만원짜리를 300개 팔아야 한다. 처음에 오픈하고 호기심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더라도 상권에 따라서는 다르지만 15평에서 순순히 하루 300만원 번다는건 말 그대로 대박이다. 이 지점의 경우 유명 상권 한 가운데 오픈을 하고 이런 마케팅을 한다고 해 보자. 1만원짜리 정식을 먹으면 1만원짜리 보쌈을 준다. 그러면 손님은 1만원에 정식과 보쌈을 모두 먹게된다. 눈이 뒤집힐 것이다. 게다가 이것으로 그치지 않고 방문하면 응모권을 주고 그 날 저녁에 추첨을 해서 바로 제주도여행권을 선물로 준다. 2~5등 선물도 알차다. 그리고 다녀간 모든 사람에게 다음에 재방문 할 때 2인이상 방문시 1인 무료 쿠폰도 준다. 기념품도 준다.이 모든걸 오픈 1개월 전부터 온/오프라인으로 계속 광고를 한다. 대신 0월0일 꼭 그날만 방문해야 한다. 


  한팀이 4명씩 온다. 착석부터 식사 끝날 때 까지 평균 소요시간은 20분이다. 테이블은 8개다. 

   20분당 32만원, 1시간에 96만원, 3시간이면 300만원 조금 못 된다. 장사를 3시간만 하는것도 아닌데다가 집중 이벤트와 홍보까지 했다. 순수 영업시간 10시간이라고 봐도 일 매출 960만원이다. 이벤트 한다고 손님들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수치를 가지고 일 매출 960만원의 기적적인 신화창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물론 극단적인 예고, 저렇게까지 극단적으로 투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충분히 만들고자 하면 만들어낼 수 있는 매출 수치라는것을 보기좋게 표현하기 위해서 만들어본 예이다. 



  절대로 신화창조, 성공신화를 날로 먹을수는 없다. 세상에 공짜가 없기 때문이다. 어떤 데이터를 가지고 얼마나 어떤 기간의 수치를 적용시킨건지 확인도 안하고 광고하는 매출과 수익률로만 현혹되어 가맹을 결심하다가는 어느날 본사에 쳐들어가서 "야이 도둑놈들아!!" 하면서 행패를 부리는 자신을 볼지도 모르겠다. 본사가 도둑놈이 맞긴 하다. 하지만 시간 잃고 돈 잃은 본인의 피해는 어떻게 할 것이며 가족들의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 당하고 나서 쳐들어가기 보다는 미리 준비해서 예방했었더라면 더 좋지 않을까?


  실제로 그런 수익을 내고 있는 매장이 있더라도 본인 매장이 그렇게 될 꺼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심지어 초보다. 본사가 다 가르쳐주고 다 해줄것 같지만 본사는 비즈니스적인 관계고 본사지 엄마가 아니다. 당하고 싶지 않으면 본인의 운명에 대해서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작가의 이전글 내 창업자금을 노리는 프랜차이즈(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