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 본사는 갑이 되어야 한다
저 말을 직접적으로 듣기 전까지는 속 마음 한켠에서는 항상 체인본사와 가맹점주간의 상생을 위한 플랜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 상상은 말 그대로 상상으로 끝났을 뿐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다.
물론 지금도 머리와 마음으로는 상생하는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볼 때도 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맞다. 본사 없는 가맹점은 망하고 가맹점 없는 본사 또한 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비 창업자들. 내가 글을 쓰면서 자주 언급하는 그 집단 들... 40~50대에 남성, 처 자식이 있고 자녀는 곧 대학에 가거나 혹은 대학 등록금을 이미 내고있는 상황. 퇴직해서 퇴직금은 받았고 모아둔 예금도 있어서 당장 굶어죽지는 않지만 애들 결혼식 비용도 보태고 노후도 든든하게 살고자 하고 놀 수만도 없으니 일도 해야겠는 마음에 나이가 있다보니 직장에서 직급도 있고 내 지시라면 껌뻑 죽는 부하직원들도 있어서 아파트 경비 같은 먹이사슬 최 하단의 말단직은 못하겠고 그래도 어느정도 직급이나 아니면 사장님 소리 들을 수 있는 그런 자기장사, 즉 식당, 하지만 직장 생활만 해보고 젊을때 아르바이트나 잠깐 해 봤지 외식업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돈은 있으니 창업은 얼른 하고싶고 그러니 아이템이나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프랜차이즈를 통해서 돈 되는 창업을 바로 하고싶은 그 집단 말이다.
그 집단의 예비 창업자들은 본사가 갑질하려는, 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지도 못하고 상담받으러 다니고 있을 것이다.
도장찍고 매장 공사하고 오픈해서 영업을 어느정도 할 때 까지도 모를 것이다.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에는 당연히 본사 입장에서는 "모셔서 가맹 계약 시켜야 할 고객" 이다. 그들이 열심히 모아놓은 종자돈을 바로 쏴줘야 본사가 돈을 번다.
비위가 상하거나 이러네 어쩌네 저쩌네 하게 만들었다가는 다른 본사로 다른 아이템을 찾아서 훨훨 떠나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얻고 그들에게 가맹계약을 체결하게 만들어야 한다.
자, 일단 도장을 찍고나면 슬슬 갑질이 시작되고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제일 문제가 되고 제일 말 많은 부분은 아무래도 물류에 대한 부분이 아닐까 한다. 노하우가 담긴 특제 소스나 물품이라면 당연히 본사 물품을 쓸 것이다. 하지만 시중에 풀려있는 물건들이나 가격을 쉽게 알 수 있는 물건들임에도 불구하고 본사 입장에서 유통마진을 남기기 위해서 웃돈을 붙여다가 가맹점에게 일방적으로 납품하는 물건들은 가맹점 입장에서 불만일 수 밖에 없다. 가맹점을 보는 본사 또한 마찬가지다.
마진이 붙은 물품을 납품받아야 본사 수익이 생기고 운영을 하는데 싫다고 어떻게든 이리 구해서 들여놓고 저리 구해서 들여놓으면서 물건을 사입해서 쓴다.
서로가 아주 부부싸움 하는 양 꼴보기 싫어서 답답함을 유지한 채 바라보고 있다. 이 문제를 글로 몇줄로 풀어내니 크게 비중있는 느낌이 없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문제되는 일인데다가 수익률에도 극심한 타격을 받기도 한다.
가령 본사에서 받는 손님 서비스용 커피 원두가 1Kg에 12000원이라고 하자. 그런데 품질과 양이 다르지 않은 똑같은 커피를 공장 판매처에 직접 전화해서 주문하면 1Kg에 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실제로도 이런 식으로 판다.) 가맹점주 입장에서는 마진을 50%나 붙여먹는 본사에 당연히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다. 커피만 이런식이면 또 대부분 참을지도 모르겠지만 가게에서 쓰는 모든 식자재나 소모품에 대해서 전부 마진을 붙인다. 가맹점주 입장에서 볼 때는 본사는 수익을 엄청 붙여먹는 도둑놈으로 밖에 보이지 않게 된다.
유통마진을 본사 공급해주는 물량 이외에도 음료 업체랑 계약을 한다거나 주류 업체랑 계약을 한다거나 할 때 본사에서 지정한 특정 업체와 계약을 종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그렇게 계약한 업체들의 납품 단가가 더 비싼경우도 많다.
이게 가맹점주와 본사간의 갈등의 시작이며, 서로가 서로를 헐뜯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것들은 본사의 수익구조가 유통마진을 남겨서 운영해야 하는 구조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대량구매 해서 본사 주도 납품을 하게 되면 당연히 원가가 줄어들어 개인점포들이 물건을 구하는 가격에 비해 저렴해져 가격경쟁력이 생겨야 하는데 아니지 않은가?
분쟁을 막고 상생해 나가려면 결국 로열티 수익구조로 바뀌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