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서 일 했을때나 혹은 어떠한 일로 인해서 다른 지역 부동산에 식당 자리를 알아보면서 "식당 할 자리 알아보려구요~" 하면 제일 많이 듣던 말이 "식당은 맛만 있으면 돼!!" 였다. 보통 부동산 사무실에 놀러온 건물주나 부동산 중개사 분들이 많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정말 옛날 전략이라고 단언한다.
사람들이 하도 외식을 하는 요즘이다 보니 이렇게 블로그에 적을 필요도 없이 다들 잘 아는 내용이다. 눈이 돌아가고 기절할 정도로 맛있는 음식은 정말 소수이며 대부분은 무난하거나 혹은 맛이 없는 경우이다.
왜냐고 고민할 필요도 없다. 내가 까탈스러운건 둘째치고 외식업 문화가 하도 발달하다 보니 식당을 찾는 손님 입맛의 눈높이가 점점 상승하기 때문인데 여기에 덧붙여서 인간 본연의 욕구인 "싸고, 맛있고, 양많은" 음식을 추구하는 탓에 "맛있기만" 해서는 더 이상 식당이 잘 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게 변해가는 추세를 "맛만 있으면 된다!" 라는 말로 정석인것 처럼 하는건 어째 좀 그렇지 않을까?
얼마 전 잠실 만푸쿠에 대한 글(http://blog.naver.com/ghostx3/220748493406)을 적을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식당은 "맛있게"만드는 집보다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집이 장사로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기 위해서 준비된 멘트나 서비스 접객 등 다방면에서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어야 하며 항상 식당을 이기려는 고객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누를 수 있는"역량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마케팅이나 홍보 부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부동산 중개 쪽 일을 할 때 하루는 식당 자리를 원하는 손님이 와서 이런 조건을 건 적이 있다.
"자리는 상관없구요. 느낌있는 건물이면 돼요."
일 하는 사람 입장에서 정말 까다로운 주문이 될 수 있다는건 차치하고서라도 한편으로 궁금해져서 물었다.
"자리 빠지는 곳이든, 유동 없는 곳이든 정말 상관 없으세요?"
"네 상관없어요. 저희가 할 식당 느낌에만 맞는 건물로 찾아주세요. 저희는 아이템은 확실해서 홍보만 잘 하면 다 오게 되어있습니다. 홍보 전략도 다 갖추었구요. 홍보로 다 오게 할 수 있습니다."
저 말 대로라면 정말 상관없다.
어차피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아이템. 맛집이라는 키워드의 아이템에 목말라 있기 때문에 정말 제대로 홍보만 되면 가게 되어 있다. (그 채널이 어디냐가 문제일 수는 있지만.)
그리고 저 가게 사장님 처럼 아이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 곳(아이템이라는 단어는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의미다.)이라면 걱정할 부분은 아니지만, 콕 찝어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저 부분이다.
- 일반적인 음식점 창업자가 홍보에만 의존하는건 대단히 위험한 일이라는걸... -
간단하게 얘기하면 이 얘기다.
식당을 오픈했다. 이래서 알리든 저래서 알리든 이유야 어
쨌든간에 홍보를 엄청나게 했다.
그 홍보 덕인지 손님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행복할까? 그래 행복할 것이다. 10평 대의 가게에서 일 매출 300 돌파 400 돌파 하는 기록을 연일 수립하면서 이제 곧 빚도 갚고 "사장님"소리 들으면서 살며 나아가 체인점 까지 내줘야겠다는 꿈을 그리는 그런 상상을 해볼법도 하다.
그런데? 그걸로 끝이다. 어느날 부터 줄이 줄어들기 정말 외지에서 오는 손님들만 오고 항상 새로운 손님이다. 그러다 지출되는 홍보비에 비해서 매출에 타산이 맞지 않기 시작한다.
이게 문제다.
사람들은 신기하니까 한번은 가도 그 한번의 방문때 마음을 잡지 못하면 다시는 오지 않는다.
맛이 없다거나, 더럽다거나, 사람은 많은데 직원이 없어서 불러도 오지 않고 불친절 하다거나 등등 오만가지 이유를 들 수있다.
홍보로 방문은 했지만 좋은 "경험"으로 남지 않는다는 얘기다.
때문에 홍보"만"으로도 손님을 잡을 수는 없다.
하나만 해서는 안된다. 아이템도 있고 홍보도 있고 맛도 있고 가동력도 있고 접객력도 있어야 한다.
다 있어야 한다. 다 잘한다는건 정말 어렵다. 하지만 꾸준히 장사하기 위해서는 손님으로 하여금 이 식당에 대해서 또 오고 싶은 기억 그리고 식사 하는 가운데 즐거웠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혹, 식당의 매출이 부진하다면 ...
이유는 저것 하나로 압축된다.
손님이 그 식당에 다시 가고 싶을만큼 인상적인 경험이 그 식당에서 없었던 것이다.
멘트 하나 치기 쑥스럽다고? 그렇다면 안 해도 된다.
나비효과 처럼 삼킨 한 마디의 말이 어느덧 쌓여서 무권리로도 가게가 안빠지는 상황을 겪고 싶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