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마의 Dec 18. 2016

episode 1. 익숙해지기와 표준화

    지금이야 아침 밑준비부터 혼자 다 하고 주문 들어오는 것도 혼자 쓱쓱 빠르게 처리할 수 있지만 초반에는 실수 투성이에 어떤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라서 헤매기도 다반사였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고 느림이었지만 오피스 상권의 식당이란 그리 호락호락 하진 않거든요 ^^



    오피스 상권의 주방은 사진처럼 저렇게 멋있고 한가하지 않아요!! 절대로!! 순식간에 가득차는 가게와 종이를 뿜어내는 주방주문서 그리고 끊임없는 속도와 안전사고와의 전쟁 이 모든 것들이 단 1시간 안에 전부 밀어 닥치는 곳이었거든요. 이런 곳에서 삐끗 한다는건 내 실수를 다른 누군가가 커버해줘야 한다는 것이고 그 사람은 당연히 그만큼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는 이야기가 되죠.

   서로가 그렇게 서로간의 커버를 해 줘야 하는 오피스의 점심을 겪으면서 익숙해져 나간다는건 생각보다 쉬운일만은 아니었어요. 학원같은데서 하나하나 차근차근 가르쳐 주는것도 아니고 스스로 배워나가거나 혹은 일부러 물어봐가면서 계속 나아가려고 노력해야 하는건 기본에 가만히 멍때리고 있는건 상상도 할 수 없는 곳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제일 신경쓰였던 부분은 정확한 기준이 없는 가운데서 서로가 자기 기준들을 대는 경우였어요.  기본적으로 사장님이 추구하는 방향대로 음식의 고명을 세팅을 한다고 해도 세팅을 보조해주는 주방이모는 또 다른형태를 선호하기 때문에 "이렇게 해야 예쁘다."는 이유로 그 방법대로 하지 않으면 툭하면 나무라기도 하거든요^^ 정말 큰 그림에서 보면 사소하고 아무것도 아닌 일이고, 어떤 형태를 하고 나가든간에 고객분들 또한 큰 감흥도 없는걸 하나하나 맞춰가는 것 또한 일이라면 일 이었고 적응이라면 적응이었지요^^;; 

    어차피 초기에는 배우는 입장이기 때문에 결국 서로가 원하는 패턴대로 맞춰주는걸로 특별한 이슈는 없었지만 "규격화, 표준화"가 되어있지 않은 상황이라면 서로가 편리한 방법에 따라서 서로가 갈등을 충분히 일으킬 수도 있겠다 싶었던 순간이었습니다. 

    더 골치아픈 문제는 그 표준화와 규격화를 "융통성"이라는 이름으로 (결국에는 자기한테 편한 방식을 고집하기 위한 변명)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지금 당장은 자신의 방법을 고집하지만 방법이 다른 사람이 만나거나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때 그리고 자신이 사라질 때는 계속해서 혼란을 겪어갈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일반 스텝들 시야에는 잘 들어오지 않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규격화 표준화가 사실 좀 귀찮은 면의 있기는 해요. 모두의 다른 습관과 생각을 하나의 가치로 묶어가야 한다는 것인데 개개인이 그 표준을 위해서 맞춰가고자 "노력"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그 노력뒤에는 항상 고객에게 균일한 품질의 음식과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결실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는 언제나 좋은 식당이 될 수 있다는 것에 가까워 지는 것 아닐까요? 그 당시에는 배워나가는 단계였지만 앞으로의 숙제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었습니다.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발언권도 그리고 그 발언권을 지지할만할 실력도 업던 그 때라 일단은 일 처리가 능숙해지자는 마음으로 보냈던 때 였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Chapter 2. 연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