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 그건 당연한 소리고 ... 그게 전부는 아니다
전통시장이 대형마트에 밀려서 안된다느니 개인 슈퍼마켓이 대형마트에 밀려서 안된다느니 한참 전부터 계속되어 온 이야기다. 사실이다. 이론적으로 (요즘은 그것도 아닌것 같다만) 대형마트는 개인 사업자가 물건을 들여오는 가격에 비해서 훨씬 더 유리한 가격조건으로 대량 입고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겨면에서 훨씬 우위에 설 수 있다. 가격에서 밀리는 중소단위 상점들은 이에 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영향을 받아서 매출이 떨어지면 가게 접어야 하나?
자기 건물 아닌이상 임차를 했을텐데 보증금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시설비 들인거에 뭐에 뭐에 들어간 돈이 얼만데 그걸 쉽게 접어버릴 수 있을리 없다. 게다가 상당한 기간동안 부모님부터 자녀 세대까지 라든가 하는 식으로 장사를 한 자리에서 해온 경우도 있다. 정 들만큼 들었고 가족의 유일한 생계 수단이 되었으니 떠난다고 훌쩍 떠날 수 있을리도 없다.
대형마트 죽일놈 나쁜놈 하고 백날 욕해봐야 사실 대형마트가 없어지진 않는다.
자연별곡이나 계절밥상 생기면 반경 100m내에 식당들 죄다 타격먹는다는 기사까지 있었는데 아무리 외식업 자영업자 분들이 앓고 죽고 나가떨어져도 그런 대기업 한식뷔페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못 없앤다면 어쩌겠는가?
돌파할 방법을 찾든가 아니면 내가 죽어 나가든가 아닐까?
근데 내가 죽는건 억울해서라도 절대 싫다면....
살아 나갈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원칙을 갖고 단단하게 다져 나갈껀 나가는 상황에서 맛, 가격, 서비스를 잡는 진짜 힘든일을 달성해 나가는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다행인건 인간적인 친근감이라는 부분은 대형 마트나 대기업 식당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들은 메뉴얼과 서비스교육에 의해서 움직이니까...
타개점이라면 그 부분이 타개점 아닐까?
물론, 가성비부분에 대해서 손 놓을수는 없다. 가혹하게도 다 잘해야 하고 그걸 혼자서... 심지어 어디 얘기할데도 없는게 개인 식당을 운영하고 개인 상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숙명이라면 숙명일지도 모르겠다.
운영하는 블로그에 그쪽 업계 사람들인지 누군지 분노를(?) 사게 할만한 포스팅을 한번 올린적이 있다.
그놈에 "냉동 삼겹살 100g"사건이다.
평소 정육점이 멀기도 하거니와 이마트 가면 100g 을 구입하든 200g을 구입하든 잘만 포장해주기 때문에 편리해서 이마트만 가곤 하는데 (대신 썰어주는경우는 일년 중에도 손에 꼽힌다) 임신한 아내가 하필 의무 휴업일인 일요일에 삽겹살이 먹고 싶다 해서 고기를 사러 나간적이 있었다.
예전에 버스 정류장 근처 모 정육점에 가서 수입 삼겹살 1Kg을 샀다가 냄새나서 반은 버린적도 있고 동네 마트 정육코너 가서 수입 삼겹살 1.5Kg샀다가 질겨서 잘 안먹게 된 탓에 냉동실에서 치워지기 까지 두 달이 걸린적도 있고 동네 다른 정육점에 갔다가 "맛없으면 환불해 드립니다"라는 문구를 보고 믿고 한 근 사왔다가 누린내가 나서 한달 여를 냉동실에 방치해뒀던 기억탓에 .....
망하기 싫어서 테스트해 볼 요량으로 수입 냉동 삼겹살을 딱 100g 어치만 달라고 했던 적이 있다.
주문한 100g에 대해서 "살다 살다 100g 사가는 사람 처음본다"며 꼬길래
"오늘 실제로 보셨네요~"라며 응수한 후 이마트가 휴업이라 우회하는 손님들 자기 손님으로 낚아 챌 찬스를 못살리고 있는게 글감으로 쓰기 좋겠다 싶어서 포스팅을 했더니...........
아주 이렇다.
다른 분들 보시라고 블로그 포스팅 댓글에는 장황하게 적었지만...
식당과 판매점의 속성은 분명 다르고, 식당은 자리를 파는 사업이라면 판매점은 물품 그 자체를 파는 사업이기에 더군다나 다른 손님들도 없는 상황에서 (바쁘지 않은 상황) 무조건 하나라도 더 팔면 판매자 측은 이익이 남게 된다.
만약 100g판매 보다 다른 일을 하는게 더 우선적이고 돈이 된다면 최소 판매 단위를 정하면 되는거고 그 사정에 대해서 안내를 해주면 그만이다. 팔고 싶지 않다면 팔지 않을 권리 또한 판매자 측에 존재한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200원짜리 츄파츕스 사탕 하나 구매해서 간다고 무덤덤하면 무덤덤하지 비아냥 거리는걸 본 기억은 없다.
정육점은 게다가 신선식품으로 냉동한다 하더라도 회전율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은 품목이다. 그런데 도매 업체도 아니고 소량 구매를 한다고 꼬는건 보통 1근씩은 기본으로 사가고 그만큼씩 이익이 남다가 보니 소량 판매에 대해서는 돈 같지도 않아서 꼬는게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가게가 장사를 어떻게 하든 내 알 바는 아니다.
어차피 난 그런 마인드로 장사하는 곳은 다시는 갈 생각도 없다.
그저 그런 마인드로 장사하면 장기적으로 득 될것 없다고 글 쓸 수 있는 글감이 생긴걸로 충분하다.
편의점에 한번 빗대어 보자.
담배를 산다. 편의점에서는 담배를 카드로 사면 진짜 남는것 없다. 그런데 다들 편의점에 담배사러 가면 정말 대부분 카드로 산다. 카드가 편해서 사기도 하고 편의점에서 남든 말든 구매자들은 알바도 아니고 안다고 하더라도 굳이 불편함을 감수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다들 아는 사실이지만 지천으로 깔린게 편의점이다.
A편의점에서 카드로 담배를 구입하는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면 사람들은 바로 근처 B편의점으로 가서 산다. 오로지 소비자는 스스로의 편의성을 위해서 움직이기 때문이다.
편리하지 않으면 돈을 지불할 이유도 없다.
식당을 포함한 판매자가 빠지는 함정중에 하나가 이와 같은 것이다.
본인도 어디선가에서는 소비행위를 하면서 일부러 손해보려 하지 않는것을 자신이 판매자일때는 소비자가 그 불편과 손해를 감수하기를 바란다.
당연히 소비자는 이러한 판매자의 행위에 대해서 "다른 곳으로 옮기면 그만"이다.
독점이 아닌이상 대체제는 널리고 널린게 이 좁은 대한민국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배짱장사 하고 싶으면 해도 된다.
하지만 어떤 선택지를 고르든 간에 그 결과는 온전히 본인 몫이라는 것 또한 인지해야 할 것이다.
대형마트, 대형식당이 문제가 아니다.
내가 아무리 저렴하게 팔아봐야 옆에 미투 브랜드가 들어서서 가격 공세를 펼치면 나눠먹기가 된다.
나보다 저렴한 경쟁자가 들어서면 손님은 빼앗기고 만다.
그래서 충성고객이 중요하고 충성고객은 비꼼과 비아냥 속에서 생길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