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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이 Dec 18. 2017

Rain Gear,
언제 어디서나 뽀송뽀송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며

큰 도시에 하루 이틀 더 머물고 싶었기 때문에, 같이 길을 걷던 친구들과 헤어지게 되었다. 하필이면! 이때! 로그로뇨에서 부르고스까지의 그 이쁜 길들을 미친 비바람을 뚫고 혼자 걸었다. 아 정말 지금 생각해도 너무 힘들었다. 외로움과 함께한 미친 비바람이라니. 멘붕 멘붕 매일 혼자 걸으면서 어이없어 웃기도 했다. 바람이 앞뒤에서 불면 그나마 나을 텐데 옆에서 나를 쳐대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결국 그 미친 비바람에 너덜너덜해진 나는 뒷날 이틀 치 거리를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악천후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다면 아마 길 중간 어디즘에서 차를 잡아타고 슝 가버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미친 듯 부는 비바람에 고개를 푹 숙이고 걷다가 잠깐 고개를 들었을때 보았던 새떼들의 장관


바람이 아니라 태풍!


끝도없는 지겨운 포도밭길과 비바람 santo domingo 가는길


하루종일 길에 혼자 있었던 벨로라도 가는길의 미친 바람


메세타로 들어가는 비바람 부는 그 날



비, 눈 그리고 바람! 에 대한 대비를 미리미리 하자.

알베르게에서 잠자리에 들기 전 내일, 한주의 날씨를 확인하자. 기온이 낮은 겨울에는 같은 온도라도 바람이 얼마큼 부느냐에 따라 몸이 느끼는 체감온도가 있다. 날씨를 체크할 때 기온, 비와 함께 바람도 체크를 하자.



지금 남미를 여행 중인 친구가 판초우의를 괜히 들고 왔다며, 짐만 되는데 비싼 돈 주고 사서 아까워서 버릴 수도 없다고 하소연을 해왔다. "그런 용품들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 준비하는 거야. 날씨가 좋아서 사용할 일이 없었던 건 럭키인 거고 반대로 비만 맞고 다닌 사람이라면 가져오지 않았음을 후회하고 있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나의 방수 장비

판초우의 : Fjällräven Poncho

레인자켓 : patagonia torrentshell jacket

레인팬츠 : under armour storm rain pants

방수장갑 : 덱셀 방수장갑



꼼꼼한 준비가 뽀송뽀송한 나를 만들어준다!

1 판초   2 레인자켓  3 레인팬츠  4 방수모자  5 배낭커버  6 방수장갑  7 스패츠(게이터)



위의 사진 속 용품들을 모두 가져간다면, 더 이상 무엇하나 필요하지 않을 완벽한 준비이다. 하~지만 그건 다 배낭의 무게와 연결된다. 따라서 아래 내용에 따라 본인이 원하는 대로 가져가면 된다.


1. 판초우의

배낭까지 뒤 짚어 쓰는 판초 혹은 재킷처럼 입는 형태의 우의가 있다. 판초는 바람이 많이 불면 펄럭거려서 귀찮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땐 판초 위로 벨트를 메기도 한다. 대신 판초가 아래로 바람이 들어와 통풍이  잘돼서 나는 판초를 선호한다. 판초든 재킷 형태든 결국 우의는 비닐이라서 입고 걷다 보면 비에 젖는 게 아니라 땀에 젖는다.

따뜻하고 비 오는 날 더워서 판초를 입었다 벗었다 반복하는 나를 발견한다. 아 귀찮아. 속으로 생각하며  


2. 방수재킷

고어텍스 재킷이라고 하는데, 고어텍스는 원단의 이름을 일컫는 말이고 브랜다마다 여러 종류의 방수 소재 재킷들이 있다. 이런 원단들은 투습 기능이 있어서 비도 막아주지만 내부의 땀에 의한 습기를 배출해준다.  어떤 재킷들은 겨드랑이에 벤틸레이션 지퍼가 있어서 지퍼를 열어두고 움직일 수 있다.


3. 방수 팬츠

비를 막아주는 방수 소재의 바지. 보통 양쪽 옆에  지퍼가 허리에서 발목까지 끝까지 달려있어서 길 위에서 바로 입을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혹은 운행 중에 지퍼를 열어두고 통풍을 시키기도 한다.



4. 방수 모자

비를 막아주는 방수 소재의 챙 달린 모자가 많다. 끈이 보통 달려있어서 비바람에도 고정시켜 쓸 수 있다.


5. 배낭 커버

비가 올 때 배낭 속 짐이 젖지 않기 위해 커버로 씌운다. 등산 배낭들 대부분 가장 하단에 들어가 있다.

중대형급으로 사이즈가 커지면 배낭 커버를 따로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 이건 배낭 살 때 상세정보를 확인하면 된다.


6. 방수장갑

추운 날 제일 견디기 힘든 것은 손, 발, 얼굴이다. 비를 계속 맞다 보면 손이 금방 시려지는데 이럴 때 필요한 게 방수장갑이다. 고어텍스 장갑으로 검색해보면 여러 종류의 장갑들이 있다.


7. 스패츠

게이터라고 불리기도 하는 방수 기능이 있는 발토시다. 비 오는 날, 진흙길을 걸을 때 유용하고, 신발안으로 돌멩이 같은 이물질이 들어오지 않게 막아준다.


8. 김장비닐 (큰 비닐)

한 장 있으면 혹시 모를 폭우에 배낭 속 짐을 다 통째로 넣어두면 보다 더 꼼꼼히 대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방수 모자, 방수재킷, 스패츠, 배낭 커버를 많이 준비해서 온다.

단, 비가 많이 올 때는 여기에 추가로 판초우의가 필요할 수도 있다.


나는 판초우의, 방수재킷, 방수 팬츠를 준비해서 갔다. 모자는 재킷에 달려있으니 불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스패츠로는 비바람에 부족할 수도 있어서 방수 팬츠를 준비해서 갔다. 모자를 꼭 방수용이 아니라 햇빛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어서, 큰 챙모자를 많이 챙겨들 오는 것 같다.


TIP
큰 도시 어디를 가든 '데카트론(Decathlon)'이라고 하는 스포츠용품 샵이 있다. El Corte Ingles 백화점을 가도 스포츠 용품이 다양하게 많이 있다. 덕분에 스페인 백화점 구경도? 구글맵에서 검색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나는 로그로뇨 알베르게 근처의 스포츠용품 샵에서 새 신발을 구입했다.
만일 떠날 때 준비가 부족했다면 현지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걱정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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