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보이 Dec 20. 2017

Clothing,  어떤 옷을 입을까

겨울,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며

다음에 이곳을 온다면
옷을 확 줄여서 오겠다.

황량한 겨울의 포도밭을 하루 종일 걸었던 날이 있다. 여름의 풍경을 머릿속에 그려보면서 걸었다. 여름이라면 아마 옷 무게도 1/3으로 줄어 배낭이 훨씬 가볍겠지라면서. 옷을 괜히 많이 가져왔나 걸으면서 생각했는데 돌아와서 또 생각해보니 왠지 다시 가도 그만큼 가져갈 거 같다.



나의 옷  

상의 : 긴발 울내의 1 , 긴팔 티셔츠 1 , 플리스 재킷(잠옷용), 얇은 플리스(운행용), 경량 패딩

하의 : 얇은 울내의(잠옷도 되고 내의도 되고) , 춘추용 등산바지 , 레깅스

그 외 : 팬티 3 , 탑 2  , 발가락 양말 1 , 울 양말 2 , 얇은 장갑, 비니

방수 : 레인재킷, 레인 팬츠, 방수장갑, 판초우의


가져간 짐은 사진보다  줄었다.


겨울이라 할지라도 두꺼운 옷은 많이 필요없다. 걸으면 더워지기 때문이다. 기본 상하의 2세트면 충분하다. (이건 여름이라도 마찬가지일거같지만) 숙소에서 혹은 시내에서 입을 옷 한벌, 걸을때 입을 옷 한벌이 필요하다. 개인의 체질에 따라 경량패딩이나 플리스 재킷 등의 보온용 옷을 챙기면 된다. 바지도 두꺼운 기모가 들어간 겨울바지보다는 춘추용 바지와 안에 겹쳐입을 수 있는 내의를 챙겨가는게 좋다. 추우면 겹쳐입으면 되지만 더우면... 답이없다. 땀을 뻘뻘 흘릴뿐. 길에서 만난 남자분들은 춥지 않다고 경량패딩조차 필요없다고 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나는 으슬으슬함은 딱 질색인 사람이라서 경량패딩도 플리스자켓도 챙겼다.


걸을땐 안추웠는데 시내에 돌아다닐땐 으으으 그리고 숙소에 도착해서 난방이 안될때 으으으


옷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면소재는 절대 금물이라는 것이다. 면은 땀이 잘 마르지 않고 그 상태가 오래되면 냄새도 난다. 세일 중인 아웃도어 제품들도 많고 그것마저 부담스럽다면 유니땡땡에서 나오는 제품도 괜찮으니 폴리에스테르 등의 합성소재로 만들어진 기능성 제품을 가져가야 한다. 가장 추천하는건 울소재다. 국내에서 쉽게 살 수 있는건 '스마트울' 제품이다. 보온력도 좋고 잘 마르고 무엇보다 냄새가 잘 안나기 때문에 내가 가장 애정하는 제품이다. 단점은 가격이다.



내가 걸었던 기간이 1월 말에서부터 3월 초였는데, 첫날 피레네를 넘어서 올라선 꼭대기가 엄청 추웠고 나머지의 길은 내가 지나가는 곳마다 따뜻해서 눈은 거의 만나기 힘들었다. 그래서 어느 날인가 갑자기 추워진 기온이 너무 반가웠다. 어쨌든 계절이 겨울이고, 걸을 때는 더울지라도 도시에 머무는 저녁은 꽤 추우니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이라면 플리스 재킷과 경량 패딩을 챙겨가는 게 좋다. 목과 손의 보온을 위해 얇은 넥워머, 비니, 장갑도 꼭 챙기자.



양말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당연하지만 잘 마르는 양말을 가져가야한다. 발이 뽀송뽀송한 상태가 잘 유지가 되어야 물집이 생기는걸 방지할 수 있다. 여러 소재의 기능성 양말이 있지만, 내가 제일 추천하는것은 울소재의 양말이다. 나는 울 소재의 얇은 발가락 양말과 두꺼운 울 양말 2개를 가져갔었고, 발가락 양말을 두꺼운 양말 속에 겹쳐 신었다. 그리고 쉴때는 가끔 신발을 벗어 양말에 신선한 바람을 넣어주자.


TIP
겨울 트레킹 때 체온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싶다면, 걸을 땐 약간 춥게 옷을 입고, 쉴 때는 따뜻하게 보온용품을 입는게 좋다. 보통의 사람들은 걸을 때  땀을 뻘뻘 흘리고서 쉴 때 옷을 벗고 쉬는데, 체온 유지를 위해 좋은 방법이 아니다. 한번 뺏긴 체온을 쉽게 복구가 되질 않는다. 야외에서 쉴 때는 그늘진 곳을 피해서 햇빛 아래에서 쉬는 게 좋다.



세탁

양말처럼 두툼한 건 건조기에 한번에 바짝 안마를 수도 있기 때문에 잘 때 머리맡에 널어서 더 말리면 된다. 세탁과 건조는 보통 5유로 정도이다. 보통의 순례자가 하루 경비를 20-30유로 예상하기 때문에 세탁비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같이 걷는 친구가 있다면 여러 명 모여서 세탁을 하거나 빨랫비누를 챙겨가 손빨래를 하고 건조기에 건조만 시켜도 된다. 라디에이터에 빨래를 널어서 말리는 경우도 있기는 한데, 방마다 한두 개만 있고 밤엔 꺼버리는 경우가 많아서 아침에 축축하고 차가운 옷을 입지 않으려면 건조를 잘 해야 한다.


알베르게에서 세제를 구입할 수도 있지만 없는 경우도 많다.(겨울의 까미노가 다 그렇지 뭐) 한국에서 가져갈거면 종이형태로 구입해서 가자. 여름이 아니라서 세탁을 자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10장 이내면 충분하다. 그날의 속옷이나 양말은 샴푸나 바디워시로 빨래하자.

 

공립은 대부분 각자 알아서 세탁을 하지만, 사설 알베르게의 경우 세탁을 주인분이 해주는 경우가 있으니 잘 확인해보자.


세탁 : Lavanderia

세탁기 : Lavadora

보통 기능성 의류를 들고 가기 때문에 세탁 옵션은 Sport로 설정한다.

건조기 : Secadora

고온보다는 중간 온도로 건조하는 게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Rain Gear, 언제 어디서나 뽀송뽀송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