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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이 Dec 20. 2017

Foods,
걸으면서 뭘 먹을까

산티아고 순례길을 준비하며


겨울의 까미노 길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죽은 듯 조용한 마을들을 지나치게 된다. 그래서 10킬로 이상을 무작정 걷기만 해야 할 일이 빈번하다. 어느 일요일 아무것도 못 먹고 저녁까지 물만 마시고 비상용으로 넣어두었던 초콜릿만 먹고 걸었던 날이 있었다. 그 때문이었나, 항상 비상용 초콜릿, 견과류를 꺼내기 쉬운 곳에 넣어둔다. 

걸으면서는 간단한 것들을, 잠깐 앉아서는 빵이나 과일을 먹는다. 등산을 다니면서도 그랬지만 이것저것 사다가 결국엔 내가 선호하는 음식만을 먹을걸 알기 때문에, 초반엔 이것저것 사 먹어보고 그중에서 제일 맛있었던걸 반복적으로 구입하게 된다. 아래는 내가 길 위에서 먹었던 음식들이다. 


당류가 가장 에너지를 빨리 끌어올 수 있기 때문에 행동식으로 가장 많이 먹는 것이다. 가장 일반적인 건 포장되어있는 초콜릿이다. 비상용으로 하나 즘 배낭에 넣어두자. 어느 날엔가 지쳤을 때 뿅! 하고 에너지를 줄 거다. 


나의 행동식 

과일 (자두, 포도, 딸기, 오렌지, 배)  초콜릿, 빵 (버터, 잼, 꿀), 견과류, 말린 과일 (무화과, 살구), 시리얼바, 사탕, 젤리


길에서 제일 많이 먹은 건 빵과 버터 그리고 잼이다. 가격이 저렴하고 쟁여두고서 아침과 점심으로 매일 먹었다.


밀카 초콜릿!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오레오 맛! 마트에 있는 밀카 초콜릿 종류별로 다 먹은 거 같다. 초콜릿은 보관이 쉽기 때문에 가장 무난하고 무겁지 않은 행동식 중 하나이다. 


햇빛 좋은 날은 야외에 앉아서 빵과 버터 잼을 광합성하면서 먹었다. 



어느 날엔가 조식 뷔페에 작은 꿀이 있길래 하나 챙겨두었다가 길에서 빵에 발라 먹었는데! 꿀이 정말 맛있었다!


서양배는 맛있었던 기억이 없었는데, 이곳에서의 살짝 물렁해진 배들은 수분도 가득하고 달아서 길 후반부엔 나의 가장 좋아하는 행동 식이 되었다. 단, 무거울뿐이다. 



딸기는 한국 딸기가 제일이다 이곳의 딸기는 억세고 달지 않다. 꼭지의 잎은 무섭고 크게 자라 있다. 


제일 무난한 과일. naranja! 오렌지! 저렴한데 크기가 크고 무거운 게 단점이다. 나중에는 아예 숙소에서 미리 까서 지퍼백에 넣어서 다녔지만, 그것마저 귀찮아서 안 먹게 되었다. 


내 사랑 배! 메세타를 걷다 마지막 남은 배와 안녕 굿바이 인사를 나눴다. 메세타 길의 나의 윌슨 같은 존재.


바게트는 며칠 먹다 보면 정말 질린다. 그래서 구입하게 된 빵들! 어쩜 이렇게 맛있나. 메세타 지역 밀의 맛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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