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뷸런스, 네온사인, 가로등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이 끝나고 라섹 수술을 했다. 눈을 충분히 쉬어 주어도 모자라지 않을 때, 연애하느라 밤새 핸드폰을 놓지 않고 있던 나는 강한 빛에 취약한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에게 라섹수술은 추천하고 다닌다. 확실히 세상은 훨씬 또렷 해지고 선명해졌다. 책을 읽을 때 안경이 흘러내리지 않게 하려고 콧잔등이 물러지도록 손가락으로 누르지 않아도 되고, 강의를 들을 때 칠판 글자를 보기 위해 자리를 맨 앞으로 옮기고 인상을 찌푸리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아주 신선한 경험이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빛에 취약해졌다는 것은 특히나 세상이 어두울 때 (원래 있던 야맹증 때문도 있겠지만) 빛을 보면 그 번짐이 머릿속까지 파고 들어서 현기증이 나게 된 것을 말한다. 밤 도시는 상당히 위험한 곳이 되었다. 지지직 불똥을 튀며 깜빡이는 네온사인 간판에 대한 로망은 편두통과 타협해야한다. 가로등이 없으면 길이 보이지 않아 걷지 못하지만, 그 빛이 너무 밝으면 마리가 아파온다. 어려운 사람이다. 구리 시장 좁은 골목에서 앰뷸런스의 빨간 불빛을 보고 땅이 코앞으로 다가온 일이 있은 후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