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없음
손이 시렵다. 따뜻한 물 품고 다녀.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는 중, 차가운 공기 중에서 나는 소고기 굽는 냄새에 ‘아 이 건물에 고등학생이 있었지, 고3이었나 보다.’ 싶었다. 나의 엄마도 내가 수능 보는 날에 소고기를 구워 주셨었다. 수능 날은 늘 날이 추웠다. 추워질 때 즈음에 수능 날을 잡는 건지, 아니면 날씨도 수능인 것을 알고 학생들 정신 바짝 차리게끔 날씨를 쎄하게 만드는지 궁금하다.
내 방은 우풍이 들어서 다른 방보다 춥다. 나는 내 방을 냉궁이라 부른다. 자고 일어나면 몸과 손가락이 곱은 채로 일어나서 잘 때에 이불과 겉옷 두벌을 덮고 품에 핫팩을 안고 자야지 다음날 아침 감기에 걸리지 않을 수 있다. 애인은 손이 시려우니 따뜻한 물을 품고 다니라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내가 사무실에서 플라스틱 보틀에 뜨거운 물을 담아 품에 안고 있는 사실을 알고 말한 것이다. 덕분에 마음이 따뜻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