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진형민 장편동화, 이한솔 그림
*소리질러, 운동장은..
소리질러 운동장은 초등학교 5학년인 야구부 후보 선수인 김동해와 공을 좋아하는 공희주가 야구를 좋아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막야구를 시작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너무 정직해서 야구부에 쫒겨난 김동해
야구부 후보 선수 김동해는 평면적인 캐릭터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김동해가 어떤 아이이고 어떤 행동을 할지 예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동해의 단순함이 책을 읽어내려가는데 막힘을 없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융통성 없이 정직한 김동해를 보면서 다시한번 떠오르는 질문 '세상을 살면서 정직하게 사는 것이 과연 옳은가? 라는 질문을 한다.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상황에 따라 그 정직은 변질되고 있고 그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다. 정직한 김동해는 그 정직함으로 인해 자신의 팀이 지게되고, 자기가 좋아하는 야구를 못하게 되는 것을 보면서 그러한 생각이 더 굳어진다. 이렇듯 원칙과 원리를 지키며 산다는 건 남들에게 융통성 없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이해되기 일쑤다.
*공을 너무나 좋아하는 공희주
공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공을 좋아하는 공희주는 여자라서 야구부를 못들어가 김동해와 같이 야구방방이도 글러브도 없이 막야구를 시작한다. 공희주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당당히 말하고, 엄마의 강요에 떠밀려 아빠가 운영하는 수학학원에서 동그라미에 색깔을 채우기만 해도 기가 죽거나 의기소침하지 않는 것이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김동해와 하고 싶은 야구를 막야구라는 것으로 해나가는 추진력이 마음이 든다.
*소리질러 운동장의 복잡하지 않음과 유쾌한 해결책
우직한 김동해와 명확한 공희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지만 헷갈리지 않는 성격이어서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우울하거나 마음이 무거웠던 곳이 다 한페이지도 없었다. 그래서 운동장에서 막야구를 하지 말라는 문제에서 족집게 문제를 통해서 운동장의 넓이를 넓이는 과정을 바라보는 것이 유쾌했다.
김동해와 공희주라는 두 아이가 자신들의 문제를 담백하고 솔직하게 풀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문제가 문제같이 느껴지지 않았다.
*운동장이라는 아이들의 광장
어느순간 학교를 생각할때 우리는 운동장을 주의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운동장이 차지하는 것이 그만큼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야구부에서 쫒겨나고 여자라서 야구부에 들어가지 못한 김동해와 공희주는 막야구를 운동장에서 시작했다는 것은 야구를 못해도, 공부를 못해도 아이들이 있어야 할 곳은 운동장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야구는 야구 모자와 맨주먹으로만 해도 얼마든지 재미있게 할 수 있다는 점을 통해 꼭 야구부 아니어도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준다. 그건 또한 공부도 일등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도 이야기해준다고 생각한다. 막야구를 계속하기 위한 운동장을 확보 문제를 족집게 문제로 아이들을 모으고, 공부에 관심 있던 없던, 막야구를 하든 안하든 아이들이 모여 서로 협동하고 토의해서 해결하는 모습은 운동장이 바로 그런 소통의 광장이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 바람직하고 이상적인 모습이어서 흐뭇하고 유쾌하게 읽었지만 다 읽고 나서
씁쓸한 마음이 드는 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