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길을 내가 지나갑니다.
제목: 자작나무 길을 내가 지나갑니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서 가디건을 계속 입고 지냈어요.
지난주 일요일에는 햇빛이 좋아 산책하러 나가선 바람이 차서 금방 되돌아오기도 했지요
하루 새 낮의 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봄의 자락에서 다가올 여름을 느꼈다고 할까요.
이렇게 계절은 순식간에 변합니다. 봄이 왔고 흐드러진 벚꽃이 비에 바람에 떨어질 때 우리는 여름이
온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더워지면 계절의 변화가 새삼스럽습니다.
연인 사이에 헤어져도 이렇게 별안간 돌변하지 않을 그거로 생각하면서 인간보다 자연이 더 변덕스럽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요새 나를 포함해서 주위의 사람들이 크게 작게 많이 아픕니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이 울적하거나 여러가지로 상황의 악화로 힘겹게 지내는 사람도 많은 게 요즘 형편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만나서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두 세 시간 넋두리로 후루룩 풀어 버리기도 하고, 소주 한잔, 치맥 한잔하자며 으쌰 으쌰 여러 번 했을 텐데 아무것도 못 합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백신이 도입되어 하반기에는 코로나에 벗어난 일상을 꿈꾸며 다이어리 한 칸에 코로나 끝나면 하고 싶은 일 리스트도 적고 그랬는데 요즘 돌아가는 추세가 좋아 보이지 않아요.
막연한 답답함에 퇴근하며 한 정거장 그냥 걷습니다. 6시가 다 되어가도 대낮처럼 밝아서 왠지 땡땡이를 치고 나온 거 같은 날입니다.
아직은 연식이 그다지 오래지 않은 자작나무가 죽 서 있는데 진한 초록이 아닌 연한 초록의 파릇파릇함만으로 원인 모를 답답함과 막연함이 가시는 거 같아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이 양하의 「신록 예찬」이라는 수필이 생각납니다. 수필에서 ‘이즈음의 신록에는, 우리의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 그 말처럼 딱 들어맞는 그날이 오늘입니다. 수필에서 작가는 가장 연한 것에서 가장 짙은 것에 이르기까지 나는 모든 초록을 사랑한다며 초록에도 짧으나마 일생이 있고 봄바람을 타고 새움과 어린잎이 돋아 나올 때를 신록의 유년이라 한다면 이 시기는 불행히도 아주 짧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나무에서는 불과 3, 4일이 되지 못하고 신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지나가 버린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과연 언제일까? 질문해봅니다. 물어보나 마나 10대 20대 청춘이라 아무 생각 없이 답해보기도 하지만 또 요즘의 아픈 청춘들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지기도 합니다. 다음 주만 지나면 5월이고, 5월 연휴 지나가면 6월도 코앞으로 다가오겠다 싶은 날입니다. 그리 거북이처럼 더디던 2021년도 반을 향해 달려갑니다.
아직은 견딜만한 더위에 4월의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자작나무 길을 내가 지나갑니다.
지난 주말까지만 해도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서 가디건을 계속 입고 지냈어요.
지난주 일요일에는 햇빛이 좋아 산책하러 나가선 바람이 차서 금방 되돌아오기도 했지요
하루 새 낮의 기온이 28도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봄의 자락에서 다가올 여름을 느꼈다고 할까요.
이렇게 계절은 순식간에 변합니다. 봄이 왔고 흐드러진 벚꽃이 비에 바람에 떨어질 때 우리는 여름이
온다는 걸 알면서도 막상 더워지면 계절의 변화가 새삼스럽습니다.
연인 사이에 헤어져도 이렇게 별안간 돌변하지 않을 가라 생각하면서 인간보다 자연이 더 변덕스럽게 느껴지는 날입니다. 요새 나를 포함해서 주위의 사람들이 크게 작게 많이 아픕니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이 울적하거나 여러 가지로 상황의 악화로 힘겹게 지내는 사람도 많은 게 요즘 형편입니다. 예전 같았으면 만나서 커피 한 잔 앞에 두고 두 세 시간 넋두리로 후루룩 풀어 버리기도 하고, 소주 한잔, 치맥 한잔하자며 으쌰 으쌰 여러 번 했을 텐데 아무것도 못 합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백신이 도입되어 하반기에는 코로나에 벗어난 일상을 꿈꾸며 다이어리 한 칸에 코로나 끝나면 하고 싶은 일 리스트도 적고 그랬는데 요즘 돌아가는 추세가 좋아 보이지 않아요.
막연한 답답함에 퇴근하며 한 정거장 그냥 걷습니다. 6시가 다 되어가도 대낮처럼 밝아서 왠지 땡땡이를 치고 나온 거 같은 날입니다. 아직은 연식이 그다지 오래지 않은 자작나무가 죽 서 있는데 진한 초록이 아닌 연한 초록의 파릇파릇함만으로 원인 모를 답답함과 막연함이 가시는 거 같아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이 양하의 「신록 예찬」이라는 수필이 생각납니다. 수필에서 ‘이즈음의 신록에는, 우리의 마음에 참다운 기쁨과 위안을 주는 이상한 힘이 있는 듯하다.’ 그 말처럼 딱 들어맞는 그날이 오늘입니다. 수필에서 작가는 가장 연한 것에서 가장 짙은 것에 이르기까지 나는 모든 초록을 사랑한다며 초록에도 짧으나마 일생이 있고 봄바람을 타고 새움과 어린잎이 돋아 나올 때를 신록의 유년이라 한다면 이 시기는 불행히도 아주 짧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나무에서는 불과 3, 4일이 되지 못하고 신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지나가 버린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은 과연 언제일까? 질문해봅니다. 물어보나 마나 10대 20대 청춘이라 아무 생각 없이 답해보기도 하지만 또 요즘의 아픈 청춘들을 보면 고개가 갸우뚱거려지기도 합니다. 다음 주만 지나면 5월이고, 5월 연휴 지나가면 6월도 코앞으로 다가오겠다 싶은 날입니다. 그리 거북이처럼 더디던 2021년도 반을 향해 달려갑니다.
아직은 견딜만한 더위에 4월의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자작나무 길을 내가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