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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대로 삶 May 17. 2021

사진일기18-스승의 날, 먼치킨 도넛과 카프리선 오렌지

2021.5.15. 사진일기18-스승의 날, 먼치킨 도넛과 카프리 오렌지

제목: 스승의 날, 먼치킨 도넛과 카프리선 오렌지 맛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부정 청탁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일명 ‘김영란법’이라 불리면서 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선물을 주고받다가는 큰일이 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솔직히 부정 청탁금지법이 시행되면서 불편한 것보다 편한 것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고 전보다 학부모님의 금전적 부담감소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왠지 스승의 날이 더 쓸쓸하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학교 행정이라는 틀에서 교사와 학부모를 바라보면 조금은 달리 다가오는 거 같다. 복도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며 올해 스승의 날은 토요일이어서 오히려 좋다며 아예 스승의 날 자체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선생님의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가 안타깝다. 진심이어서 더 슬프게 다가온다.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그리고 코로나 시대에 아무 행사도 없이 지나갔다. 오히려 번잡스럽지 않아 모두 반기는 분위기이다. 학생이 있어야 카네이션도 의미가 있지 올해는 카네이션도 생략하고 학교 예산으로 자축하는 마음으로 1인당 5천 원의 예상으로 4천 원의 미니 도넛과 오렌지주스를 교직원에서 돌렸다. 제 작년에는 스승의 날이 있는 주에 체육대회를 했다. 작지만 운동장에서 뛰고, 노래하고 반마다 개성 있는 옷을 입고 하루 즐겼던 일상도 이젠 희미하기만 하다.


학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코로나 시국에 학교가 해주는 것이 뭐가 있냐고, 애들 관리를 제대로 하는 건지, 제대로 교육은 시키는 거 같지 않은 게 미덥지 못하고 불만도 많다는 것도 안다. 그리고 학부모님들이 지적하는 현재 공교육의 문제는 정말 문제라고 생각하고 일부 선생님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학부모 처지에서 하고 싶은 말들 100개 중에 참고 참아서 1~2개 말했다고 하지만 솔직히 학교의 모든 구성원은 하고 싶은 말, 단 한 개도 못 한다. 해봤자 서로가 피곤하고 학부모만 자극해서 결국에 상처는 교직원의 몫일 때가 많다.


스승의 날 하루만큼은 하고 싶은 말, 마음에 있는 말 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다음은 나름 내가 생각하는 ‘하고 싶은 말’이다. 

얘들아, 원격 수업 안 들어 계속 전화해도 안 받다가 엄마한테 전화 드린다는 메시지 보내자마자 득달같이 전화하는지는 말자. 아버님, 진짜 학교 규정상 안 되는 일이라서 안 된다고 한 거예요. 권한 밖의 것을 요구하면서 교육청에 전화하면 되냐는 그런 기운 빠지는 말은 말아주세요. 어머님, 원격 수업 실시간으로 안 한다고 불만만 이야기하지 마시고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내일모레 60이고 원격 실시간 수업에 출석만 부르고 제대로 되는지 확인만 해도 10분이 지나간대요. 누구 어머니 안 밝히셔도 저희 다 알아요. 전화번호 다 찍히고 녹음도 되고 있어요. 최소한의 예의를 부탁드려요. 잘 못 해서 민원전화 넣으시는 거 아는데 사람인지라 힘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에요. 옆의 아파트 주민 여러분, 학교 수업 종소리 큰 거까지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학교가 있어서 불편도 하시지만 학교가 있어서 아파트값도 오르고 전 월세 회전도 잘 되시잖아요. 고3 얘들아, 아무리 3학년 2학기 생활기록부 대학 입시에 안 들어간다고 그렇게 심하게 학교 안 나오고 돌변하지 말고, 수업 시간에 대놓고 딴 거 하지는 말자. 교육장님 코로나 시대 학교 현장의 노고를 아시면 EBS 온라인 클래스 서버 다운 안 되게 확실하게 지원 좀 부탁드려요. 대통령님 지금 공교육의 문제 입시제도 몇 개 바꾼다고 해결되는 거 아닌 거 아시잖아요. 근본부터 제대로 바꿔 주세요. 정말 할 말이 끝도 없이 많다는 사실을 말하고 싶다.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알고 있고 잘하지는 못해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사실 믿어달라는 말 과한 욕심일까 생각합니다.     


스승의 날은 충남 강경여고 RCY 단원들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1958년 RCY단원들이 병중에 있거나 퇴직한 선생님을 위문하기 시작하면서 1963년 5월 24일에 ‘은사의 날’을 정해 행사하면서 생긴 학생들이 만든 날이며, 백성들의 어려운 한자 사용을 안타깝게 보고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진정한 의미에서 스승이라는 의미에서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이 스승의 날로 이어졌다고 합니다. 만들어진 의미와 날짜의 의미가 살아있는 스승의 날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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