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20-오고 가는 메시지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2021.5.16.-사진일기20-오고 가는 메시지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by 제대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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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수없이 오고 가는 메시지에 대처하는 나의 자세


일이란 어떻게 시작되는가? 자영업을 한다면 물건을 사러 고객이 오면서부터, 사업을 한다면 업체가 발주서를 넣어주면서, 온라인쇼핑몰을 한다면 장바구니에 물건을 구매 버튼을 누르면서 학원을 한다면 학생이 오면서, 수업이 시작되면서 등등 상대방으로부터 무슨 급부가 발생할 때, 일이 시작된다. 모든 공공기관은 공문으로 시작해서 공문으로 끝난다. 공문은 업무의 또 다른 이름이기에 배정된 공문으로 시작하여 계획서를 기안하고 물품 구매 등 품의를 진행한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이란 별로 없어 어떻게든 협조를 구하고 작년의 사업을 기초로 하여 진행하게 된다. 꼭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수시로 메일과 메시지로 문의하고 요청하고 이견을 조율하여 진행한다.


그래서 메시지는 업무를 의미하고 내용도 부탁일 때가 많다. 그리고 추후 안내 못 받았다는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 전체 메시지가 남발되어 메시지 총량을 더 증가시킨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읽고, 아주 간단히, 짧게 대꾸하는 편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컴퓨터를 켜고 메신저에도 함께 자동 로그인이 되면서 수신해야 할 메시지 숫자도 함께 표시되기 때문이다. 매일 5개는 기본이고 많은 날은 10개도 쌓여있고 전날 조퇴라도 하고 다음 날 출근하면 20개 가까이 와 있을 때도 있다. 상황이 그러하니 오고 가는 메시지의 내용이 점점 건조해진다. 읽은 척 안 한다거나, 읽고 답을 미룬다거나, 내 업무가 아니어서 다른 누구에게 문의하라거나, 언제부터인가 메시지 내용이 ‘네, 넵, 아뇨’ 등으로 세 글자가 넘기지 않았다. 며칠 전 전자책으로 ‘타이탄의 도구들’이라는 책을 읽었다. 아니 지금도 읽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흔한 자기계발서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과거에도 이 비슷한 책들을 읽었던 거 같아 흔한 자기계발서일 수도 있겠다. 그 책에서 아침에 일어나 자신이 자고 일어난 이불을 정리하라는 말이 나온다. 아무리 길어도 3분이 채 걸리지 않는 이불 개기 하나만 해도 하루가 정리되고 성취감이 쌓인다는 내용이었다. 이것만큼은 내가 꾸준히 할 수 있겠다 싶어 일주일을 해오고 있다. 진짜 별거 아니다. 단 하루도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안 갠 적이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계속 실천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아주 작은 건데 나름의 성취감을 주었다. 그래서 다른 하나를 더 추가했다. 나에게 오는 메시지에 네 글자 이상으로 답변하자고 마음먹었다. 막상 해보니 별거 아니었다. 감사해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부탁드려요. 정도로 바뀌는 것이었고 이런 메시지는 다른 사람들은 이미 하고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 더 낫다고 할 수도 없었다. 복도에서 저번 메시지 고마웠다는 말, 감동하였다는 한마디 주고받으며 작지만 작은 변화는 있다. 습관처럼 관용구처럼 보내다 보니 어느새 내 메시지는 나도 모르게 따뜻해지고 있었다. 친한 사람에게는 좀 더 길어지고 메시지로 마음도 전달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도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가 늘어가는 게 메시지로 보였다. 내가 항상 저런 따뜻한 메시지를 보내기만 하는 건 아니다. 그런데 글을 읽고 쓴다는 사람이 사람들에게 내놓은 글에서는 좋은 말, 좋은 이야기만 말하고 정작 일상의 삶에서는 그렇지 못한다면 잘못 된 거 같다는 생각도 함께했다. 거짓으로 이중적으로 글을 꾸미고, 마음은 미워죽겠는데 우아하게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을 보낸 상대방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상대방도 나도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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