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기38_나의 한달 방학생활을 돌아보며

by 제대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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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지역은 어쩌다 확진자가 하루 1명정도로 대체로 안정적이었는데

7월초 코로나가 심각해지면서 매일 10명이 넘는 확진자 안내문자가 오고 있다.

10명의 숫자는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전의 상황에 비교해보면 증가율로 보면

많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고 현 상황이 심각하게 다가온다.

그러면서 심각한 것이라는 것에 무뎌져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종강을 하고 피같은 방학 한달이 지나갔다.

무엇을 했는지 되돌아본다.

수강신청을 하면서 종합시험 신청하고 나니 방학은 끝난 것처럼 느껴진다.


금요일을 제외하고 월, 화, 수 평일 저녁 줌으로 정기적으로 모임을 하고 있으니

평일이 더 빡빡하다.

7월 한달은 경기 콘텐츠코리아랩 <창작 모꼬지> 프로그램 중 저녁시간에 운영하는

‘영화처럼 에세이 쓰기’ 수업을 수, 목 7시~10시까지 듣고 있어서인지 시간이 나지

않아 힘겨웠다. 어느새 다음주가 종강으로 마무리단계이다. 어떤 이유인지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방관자적으로 수업에 응했던 나자신을 발견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글쓰기와 강의를 바꾼것만 같다.


그리고 강의가 비대면이어서 사실적 정보를 전달하는 강좌가 아니어서 깊이있는 수업에 한계가

있고 줌이라는 평면적 공간에서 서로의 관계형성이 안된 상태에서 글을 나눈다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는다.


다만 수강생들이 20대가 대부분이라 그들의 생각과 고민을 엿볼수 있는 기회가 된것만으로

큰 성과라고 자축하며 만족하기로 했다.


에세이라는 장르는 주변에서 경험한 일들, 생각들에 대해서 쓴 글이기에 나 자신과 주변의 사람들의

언급을 피하기가 불가피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소설에 비해 글쓴이의 노출이 심할 수 밖에 없는데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20대 청년들에게서 느낀

것은 20대들은 활기있어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불안해 보였고, 열려 있는 것 같으면서도 닫혀 있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나눈 글들에서 그들의 불안과 힘겨움이 느껴졌지만 구체적 일상속에서 왜, 무엇 때문에

힘든지는 서술되어 있지 않았다.

그것은 20대 특유의 개인주의적인 성향때문일수도 있고 학생 신분으로서 아직 만들어가는 단계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그렇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서로를 알기에 시간도 여건도

허락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관계에 대해 힘들어하고 지쳐있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에게 맞지않는, 다른 사람들

때문에 많은 상처와 아픔을 간직한 거처럼 느껴졌고 나름의 해결방법을 서로가 서로를 한때 지나치는

만남들로 치부하면서 현재를 그냥 견뎌내면서 이겨내려는 느낌을 받았다.


어쩌면 머리 끄뎅이 맞잡고 싸우는게, 직장 선배에게 옥상에 불려가 엄청 혼을 나고 치열하게 따지는

경험이 더 낮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너무 쉽게 관계를 포기하고 있는건 아닌지 걱정도 되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를 입히고 열받고 그에 따라 미친 듯이 싸우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야 내가

보이고 상대방이 보인다고 생각한다.

나와 다르고 목표와 하는 일이 달라도 그 싸운 정 때문에 더 끈끈해진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그릇 깰 일이 없다’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다.


불편하고 상처받기 싫어 깊이 알려고 하지 않고 풀지 않는다면 깊은 관계 또한 형성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남편과 치열하게 싸우면서 사랑했던 그때보다 남편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냉정하게 인식했던

거 같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 서있는 나자신의 바닥까지도 그리고 그곳에 이기심과 피해의식을 마주했다.


또한 지금까지 만남을 유지하는 관계를 되돌아보면 오랜 시간과 힘든 시기를 함께 경험했던 친구와 동료

들이었다.

물론 그 안에서도 최고와 최애가 있고 평범한 관계도 밋밋한 관계도 있지만 모두가 과정이고 익어간다.


시간이 쌓이고 오해와 화해가 켜켜히 쌓이면 어느새 관계자체로 버거운 삶이 관계 때문에 살만한 삶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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