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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_1. 화분의 운명

사진일기39

by 제대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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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정원_1. 화분의 운명


‘담장으로 둘러싸인 폐쇄된 공간’


정원(garden)의 어원을 따라가면 나오는 의미이다.

울타리를 쳐서 자연과 경계 짓고 그 공간에 자연을 닮은 정원을 만든다.

정원의 역사는 울타리를 치면서 시작되었다.

-콘텐츠 가드닝, 서민규, p85


요즘 읽고 있는 책의 한 부분이다.


정원이라는 단어는 전원주택이나 단독주택에 어울린다는 생각을 들고 나의 삶과 일상에 끼여들

틈이 없는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두 아이의 임신과 출산을 제외하고 20대 이후 거진 나의 삶은 일하며 살아왔기에


일상은 일어나 출근하고 일하다 퇴근하고 저녁먹고 집안일하고 10시이후 TV프로그램 보고 잠자리에

드는 것의 무한 반복으로 요약이 된다.


지금은 재미없는 쳇바퀴같은 일상도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일상은 어쩌면 평범한 것이 아니었다는 것을 요즘 느끼며 살기 때문이다.


운명이란 무엇인가?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닐까?


나에게 오는 모든 화분은 그가 어떤 이름의 식물이든지간에 모두 같은 운명을 맞이한다.

빨리와 늦게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말라죽는다.


그래서 ‘나는 화분을 키우면 안되는 사람이다’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런 내가 화분을 키우기 시작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심지어 잘 해보고 싶기까지 하다.

작년에 수술하고 한달여 집에만 있을 때 내가 하는 일이라곤 거실에 앉아 음악을 듣거나 TV를 보는

것이 전부였다.

몸이 많이 회복하고 운동보다 가벼운 활동이 필요한 시기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고무나무한개와

빈화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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