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늑대의 시간

그동안 느끼는 마음의 소란

by 채 은


이렇게 석양이 질 때, 언덕에 서 있는 것이 개인지 늑대인지 구분하기가 어려워 이때를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맘때면 길었던 낮의 빛이 꺼져가고 땅의 온기도 식어가서 온도 변화를 가장 급격하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개와 늑대의 시간은 하루뿐만이 아니라 삶 속에도 존재한다.


갑작스럽게 추위와 어둠 한가운데 놓인 채로, 어떤 것이 기회인지 위험인지 알 수 없어 벅참과 불안함이 공존한다.


그러나 이 양가적인 감정은 찰나이고, 곧 밤이 도래하면 어두워 보이지 않음에서 오는 두려움과 안정이 있다.


고요하게 다가오는 개와 늑대의 시간처럼, 가끔 어둑해졌다고 느끼거나 별안간 춥다고 느낀다면 곧 모든 그림자가 침묵하는 밤이 오니 마음의 소란을 즐기면 어떨까.


어느 아침 면접을 보기 전날 혼자서 일산으로 가는 저녁 고속버스 안에서, 핸드폰만 쥐고 있다 문득 창밖을 봤을 때의 풍경에 여러 마음이 교차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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