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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 May 19. 2021

[반항의 대중음악가] 밥 딜런③

격변하는 미국 사회, 포크 음악으로 젊은이들의 지향점 제시

  딜런이 1965년 8월 발매한 앨범 《Highway 61 Revisited》에서도 어쿠스틱 사운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포크 음악가 딜런의 팬들은 크게 실망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딜런을 떠났다. 그렇지만 딜런은 이대로 추락하지 않았고, 오히려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딜런은《Highway 61 Revisited》 발매 이틀 전 포레스트 힐스 테니스 경기장에서 공연을 가졌다. 뉴포트 포크 페스티벌과 마찬가지로 일렉트릭 기타를 들고 무대에 올라섰지만 이날 공연에서는 정 반대의 일이 벌어졌다. 일렉트릭 사운드와 결합한 포크 음악에 관중들의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록 음악 팬들이 딜런을 따르기 시작한 것이다. 

  이전까지 록 음악은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지는 않았다. 록 팬들에게 딜런의 메시지가 신선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딜런의 음악은 포크록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해 대중음악 주류에 들어섰다. 포크록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시작하면서도 포크의 기본 정신까지 포기하지는 않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딜런의 핵심은 여전히 저항정신이었다. 딜런의 대표 곡으로 꼽히는 <Like a Rolling Stone>도 《Highway 61 Revisited》에 수록된 곡이다. 뒤이은 앨범 《Blonde on Blonde》도 빌보드 차트 9위에 오르며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이때가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나 딜런의 최전성기였다. 


 ‘가진 게 없으면 잃을 것도 없어. 너는 이제 투명인간. 숨길 비밀도 없어. 기분이 어때? 집으로 가는 길도 잃고, 완전히 잊혔어. 스스로 서는 게 어때. 구르는 돌처럼 말이야.’ - <Like a Rolling Stone> 

 
 

  1966년 7월, 딜런은 오토바이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게 된다. 이 사고를 계기로 딜런은 휴식을 취하면서 은둔생활을 시작했다. 한편 앞서 1965년, 딜런은 플레이보이 클럽 버니 출신인 세라 로운즈와 결혼했다. 지금까지 음악을 통해 명성을 얻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휴식을 취하면서 가정을 돌보는 시간을 갖게 된 것이다. 딜런은 훗날 자서전 『Chronicles : Bob Dylan』을 통해 자신의 심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내게 가장 중요한 일은 가족이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외부에서 보는 내 이미지가 좀 더 혼란스럽고 평범한 것이어야 했다. 제거해야 할 것은 어떠한 형태의 예술적인 자기표현이었다. 예술은 삶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므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딜런은 1967년 12월 앨범 《John Wesley Harding》을 통해 복귀했다. 하지만 이 앨범은 전통 포크도 아니고 포크록도 아닌 또 다른 음악이었다. 사운드는 어쿠스틱 사운드였지만 종교적인 색채가 강했다. 물론 딜런 특유의 비판적인 사고는 어디가지 않았고, 빌보드 차트 2위, 영국 차트 1위를 거두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다. 1969년 발매한 컨트리풍 앨범 《Nashville Skyline》 역시 빌보드 차트 3위, 영국 차트 1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차트 성적과 관계없이 딜런은 더 이상 과거와 같은 지도자가 아니었다. 젊은이들은 더 큰 자극과 급진적인 모습을 원했지만 이제 딜런에게는 그것이 없었다. 

  대신 딜런은 세대와 아우르는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1970년대에도 딜런의 앨범은 항상 상위권을 유지했고 그의 공연은 늘 만원이었다. 딜런 개인적으로도 영역을 넓혀 영화에 진출하는가 하면 흑인 문화에 빠져들기도 했다. 

  그렇다고 딜런이 포크 본연의 정신을 놓지는 않았다. 그는 1982년 탈핵을 촉구하는 『Peace Sunday』 공연에 참여했다. 캘리포니아 로즈 보울 경기장에서 열린 이 공연에는 약 8만 5000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이날 딜런은 존 바에즈와 함께 <Blowin' in the Wind>를 불렀다.  

  1985년에는 밥 겔도프가 기획한 <We Are the World> 녹음에 참여했다. <We Are the World>는 대기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를 돕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곡으로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폴 사이먼, 신디 로퍼 등 유명 음악가들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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