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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 Sep 02. 2021

[반항의 대중음악가] 노엘 갤러거④

비틀즈의 부활?…브릿팝을 이끈 영국의 반항아

  의외로 노엘 갤러거는 정치적으로 강성 행동을 보인 적은 별로 없다. 블레어 총리와의 일화에서 알 수 있듯 기본적으로 노동당 지지자였지만 2010년 들어서는 노동당에 대해서도 회의감을 드러냈다.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런이 2010년 영국 총리에 취임했을 때도 노엘 갤러거는 “신경 쓰지 않는다” 정도의 입장만 내비쳤다. 스미스의 기타리스트 조지 마가 “캐머런, 스미스 좋아한다는 소리 하지 마라. 네가 좋아한다는 소리 하는 것 금지야”라고 말한 것과 비교되는 반응이다. 사실 캐머런도 록에 관심이 많았지만 음악가들은 아무래도 노동당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았기에 음악가의 지원은 거의 받지 못했다. 

  노엘 갤러거가 다시 한 번 화제가 된 것은 2016년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논의한 일명 브렉시트 때다. 영국 내에서 EU 탈퇴를 주장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주요한 이유는 영국이 내야 할 EU 분담금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다른 유럽국가를 통한 난민 유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음악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려 핑크플로이드의 로저 워터스는 EU 탈퇴를 반대했고, 롤링 스톤즈의 믹 재거는 탈퇴를 찬성했다. 결국 영국 정부는 대국민 투표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고, 탈퇴 찬성 51.9%, 반대 48.1%로 EU를 탈퇴하게 됐다. 여러 절차를 거쳐 2021년 1월 영국의 EU 탈퇴가 마무리됐다. 

  당시 노엘 갤러거는 특유의 냉소적인 태도로 영국 정부를 비판했다. 딱히 EU 탈퇴에 대해 찬성이나 반대 의견을 밝힌 것은 아니었다. 무능한 정부의 책임 떠넘기기를 지적한 것이다. 노엘 갤러거는 2016년 6월 22일 캐나다 『CBC Music』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투표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매일 밤 TV에 나오는 정치인들은 이게 영국을 바꿀 수 있는 중대한 결정이다 어쩐다 지껄인다. 좋아. 우리는 빌어먹을 나라를 잘 이끌라고 너희한테 빌어먹을 돈을 주고 있어. 그것을 왜 사람들에게 물어봐? 99%의 사람들은 쓸데없는 짓이라고 여겨. 정치인들이 전쟁할 때 대국민 투표를 했어? 아니잖아. 빌어먹을 놈들” 

 
 

  이처럼 노엘 갤러거는 대놓고 특정 세력을 지지한다기 보다 촌철살인같은 멘트로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따지고 보면 정치에 있어서 절대선이나 절대악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노엘 갤러거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저 정치인 그 자체에 대한 비판을 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사회 문제와 별개로 음악적으로는 노엘 갤러거가 이전과 같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노엘 갤러거스 하이 플라잉 버즈는 2011년 앨범 《Noel Gallagher's High Flying Birds》를 발매했고, 2015년과 2017년에도 각각 《Chasing Yesterday》와 《Who Built the Moon?》을 내놓았다. 노엘 갤러거라는 이름이 있으니 세 앨범 모두 영국 차트 1위를 차지했지만 오아시스 때만큼 폭발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리암 갤러거의 비디 아이도 초창기에는 꽤 주목을 받았지만 각자의 사정을 이유로 2014년 해체됐다. 

  이 때문에 음악팬들은 수년째 오아시스 재결합을 외치고 있다. 갤러거 형제는 가끔씩 재결합에 대한 언급을 할 때도 있지만 10년이 넘도록 실현되지 않고 있다. 2020년 3월, 리암 갤러거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컴온. 노엘 갤러거”라고 적는 등 오아시스에 대한 애정이 있음을 보여줬다. 노엘 갤러거도 2021년 신년을 맞아 트위터를 통해 “노엘은 너를 오랜 기간 좋아했고, 2021년은 우리의 해야. 너도 알지. 컴온 리암 갤러거”라고 전했다. 과연 이 둘은 언제 다시 뭉칠 수 있을까. 재결합에 대해서는 본인들만 알겠지만 노엘과 리암이 뭉친 오아시스를 보고 싶은 팬들의 마음은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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