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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 Sep 07. 2021

[반항의 대중음악가] 데이브 머스테인②

스래시 메탈의 부흥…반전 운동에 온 힘을!

  앨범 발매를 앞둔 메탈리카와 머스테인은 밝은 앞날을 꿈꿨겠지만 실상은 머스테인의 인생이 꼬이기 시작한 때였다. 메탈리카 멤버들이 평소 방탕한 행실을 이유로 머스테인을 쫓아냈기 때문이다. 1983년 4월, 메탈리카는 앨범 녹음을 위해 뉴욕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일부러 머스테인에게 술을 먹여 취하게 한 후 LA로 가는 버스에 태워 보낸 것이다. 머스테인은 2009년 노르웨이 방송 『Lydverket』에 출연해 “그때 나는 매우 큰 상처를 입었다. 메탈리카 멤버들에게 경고도 없이 두 번의 기회도 없냐고 말했지만 그들은 ‘너는 이제 떠났다’고 말할 뿐이었다”라고 회고했다. 

  다혈질이었던 머스테인과 메탈리카 멤버들 간 충돌이 잦았던 것은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머스테인은 평소 알콜 중독 수준으로 술을 마셔댔고 마약에도 손을 댔다. 물론 그 시대 음악가들이 마약을 하는 건 일상에 가까운 일이었지만 머스테인은 그 정도가 심했다. 그럼에도 경고 한번 없이 바로 추방하는 건 머스테인 입장에서 억울할 일이기는 했다. 충격을 받은 머스테인은 LA에 있는 고향 집으로 돌아와 세션맨으로 근근이 생활을 이어갔다. 

  머스테인은 메탈리카에서 쫓겨나기는 했지만 음악을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메탈리카에 대한 복수심으로 새로운 밴드를 조직하기 시작했다. 메탈리카보다 뛰어난 밴드를 만드는 게 그의 목표였다. 하늘이 도운 것인지 천운이 따른 것인지 마침 머스테인이 살던 아파트 아랫집에는 실력 있는 베이시스트 데이브 엘렙슨이 살고 있었다. 제대로 된 음악 교육을 받지 못했던 머스테인과 달리 엘렙슨은 베이스의 여러 기법을 익혔고 작곡 능력까지 갖추고 있었다. 머스테인과 엘렙슨은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밴드를 제안했고, 곧 이어 기타리스트 그렉 핸드빗과 드러머 디온 캐러더스를 영입해 메가데스라는 밴드를 조직했다.  

  메가데스 역사를 살펴보면 머스테인과 엘렙슨을 제외한 다른 멤버들은 수시로 교체됐다. 엘렙슨도 2002년 메가데스를 탈퇴했다가 2010년 재합류한 바 있다. 메가데스를 거쳐 간 멤버들 중에는 기타리스트 크리스 폴랜드와 마티 프리드먼, 드러머 닉 멘자 등 거물급 연주가들도 적지 않았다. 다르게 이야기하면 메가데스는 최정상급 연주가들이 모였음에도 철저히 머스테인 주도로 움직이는 밴드였던 것이다. 

  여하튼 1985년 메가데스는 우여곡절 끝에 첫 앨범 《Killing Is My Business… and Business Is Good!》을 발매했다. 그러나 빌보드 차트 169위로 딱히 대단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고, 음악적으로 이렇다 할 호평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반면 메탈리카가 1986년 3월 발매한 앨범 《Master of Puppets》는 역대급 인기를 얻으면서 승승장구했다. 이전까지 메탈리카 음악에는 머스테인이 평소 사용했던 기타 리프가 들어가곤 했지만 《Master of Puppets》에는 머스테인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 그러고도 큰 인기를 얻었으니 머스테인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일이었다. 

  타도 메탈리카를 외치던 메가데스는 음악적 차별화를 두기 위해 펑크를 적극적으로 접목시켰고, 사회문제를 담은 가사로 확실한 자기 색깔을 보였다. 갖은 노력 끝에 메가데스가 1986년 9월 발매한 앨범 《Peace Sells… but Who's Buying?》은 미국 내에서만 100만 장 이상 판매되는 등 나름대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메가데스는 무너진 UN 빌딩을 앨범 커버로 장식했고, 온갖 냉소적인 내용으로 가사를 적으면서 비평가들에게 의미 있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Peace Sells>는 오늘날까지도 평화를 상징하는 메탈 곡으로 꼽힌다. 1986년 10월에는 슬레이어의 명반 《Reign in Blood》까지 나오면서 스래시 메탈 팬들에게 1986년은 잊지 못할 해가 됐다. 

 
 

 ‘내가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그게 무슨 말이야? 말해줘. 그건 여전히 백악관이야. 그렇지? 새로운 길이 있다면 내가 가장 먼저 갈 거야. 하지만 지금은 일을 하는 게 나을 거야. 너는 평화에 가격을 매길 수 있니?’ - <Peace Sel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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