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래시 메탈의 부흥…반전 운동에 온 힘을!
1990년대 초중반은 메가데스에게 있어 영광의 시간이었겠지만 인기는 거품이라고 했던가. 1990년대 후반 들어 메가데스와 머스테인의 존재감은 약해지기 시작했다. 물론 메가데스는 오즈페스트, 우드스탁 '99 등 유명 축제 단골손님이었고, 메탈계에서 그 영향력이 작지 않았다. 그렇지만 대중음악의 주류가 일렉트로니카, 힙합 등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메가데스의 힘만으로는 메탈의 인기를 회복하기 쉽지 않았다.
사실 떨어진 인기는 다시 회복할 수도 있다. 진짜 문제는 머스테인의 건강이었다. 2002년 초부터 왼팔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신경 마비 증상이 머스테인에게 온 것이다. 그는 기타 연주는 물론 일상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였다. 머스테인은 재활 치료에 들어갔지만 밴드를 지속할 수는 없었기에 2002년 3월 메가데스는 잠정 해체했다.
다행히 머스테인은 재활 치료를 무사히 끝내 2004년 메가데스를 재결성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엘렙슨이 메가데스의 합류를 거부했다. 그간 메가데스에서 수많은 멤버 교체가 있었지만 엘렙슨은 원년멤버로서 메가데스를 떠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단순 메가데스 합류를 거부한 게 아니라 수익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머스테인을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소송은 2005년 기각됐지만 둘의 사이는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악화됐다. 악재가 이어진 와중에도 메가데스의 2007년 앨범 《United Abominations》와 2009년 앨범 《Endgame》가 모두 빌보드 10위 안에 진입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2010년에는 엘렙슨이 머스테인과 극적으로 화해해 메가데스에 재합류했다. 두 사람을 중재한 사람은 당시 메가데스 드러머 숀 드러버였다. 엘렙슨은 여러 밴드를 돌아다녔지만 이전과 같은 인기를 얻지는 못한 상태였다. 마침 메가데스 베이시스트 제임스 로멘조가 탈퇴 의사를 밝혔던 때라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했다. 엘렙슨의 합류 후 메가데스는 《Thirteen》 《Super Collider》 등의 앨범을 발매하며 왕년의 인기로 먹고사는 밴드가 아님을 보여줬다.
2010년대 머스테인은 음악적뿐 아니라 사회적 이슈대상이기도 했다. 전쟁을 반대했던 머스테인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비판 대열에 합류하면서 일종의 전향을 한 것이다. 물론 오바마 전 대통령도 비판 받을 부분이 적지 않고 사상의 자유도 존중 받아야만 한다. 그러나 1980년대 전쟁을 일으킨 쪽은 주로 공화당 진영이었고, 대다수 음악가들이 오바마를 지지했던 점을 생각하면 특이한 일이기는 했다.
머스테인은 2011년 호주 라디오에 출연해 “오바마는 지금까지 본 대통령 중 가장 분열을 초래하는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2012년 3월에는 캐나다 TV 프로그램 『George Stroumboulopoulos Tonight』에 출연해 “오바마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아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다소 황당한 음모론을 제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는 비교적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머스테인은 2016년 동영상 스트리밍 앱 페리스코프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트럼프의 팬이라고? 글쎄. 그는 매우 성공한 사업가다. 그에게 투표할 거냐고? 그건 당신이 알 바는 아니잖아. 내가 투표 하더라도 말하지 않을 거야. 그를 뽑지 않더라도 말하지 않을 거고. 하나는 말해주지. 난 힐러리는 뽑지 않을 거야. 나는 래틀헤드(메가데스의 마스코트)를 뽑을 거야”
당연히 파장이 작지 않았다. 머스테인은 트위터를 통해 “난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한 적이 없다”고 한 발짝 물러났지만 팬들은 머스테인의 트럼프 지지를 기정사실화 했다. 따지고 보면 머스테인은 공화당과 민주당 중 한 쪽을 일방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본인의 소신을 보였을 뿐이기에 비판 받을 이유가 없다. 민주당 지지자들로부터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른 머스테인이지만 평화를 위해 외친 그의 목소리까지 폄훼되는 것은 부당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