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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M Jan 29. 2022

[반항의 대중음악가] 마이클 스타이프②

밑바닥에서 시작해 얼터너티브 록의 상징적 밴드로 우뚝

  R.E.M.의 차기 앨범 《Reckoning》 《Fables of the Reconstruction》 《Lifes Rich Pageant》 등은 모두 빌보드 차트 20위권에 진입하면서 인기를 이어갔다. 스타이프의 보컬도 초창기 정제되지 않은 모습에서 점점 다듬어진 목소리로 변해갔다. 밀스는 1986년 10월 17일 『Chicago Tribune』과의 인터뷰에서 “예전에는 스타이프의 보컬이 가끔 묻힐 때가 있었다”며 “스타이프는 점점 좋아지고 있고, 자신감도 늘어 그의 목소리가 앨범에 잘 묻어난다”라고 말했다. 

  스타이프의 보컬만 발전한 게 아니었다. 스타이프는 1980년대 후반부터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가 사회적인 내용의 가사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도 1987년 R.E.M.의 다섯 번째 앨범 《Document》부터다. 주로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음악가가 정치적인 행보를 보이면 그만큼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Document》는 빌보드 차트 10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New York Times』는 1987년 9월 13일자에서 “《Document》는 R.E.M.을 소수 마니아의 밴드에서 대중적인 인기를 가진 밴드로 이끌 것”이라고 평가했다. 

  R.E.M.의 대표적인 비판곡 <Exhuming McCarthy>는 무고한 사람을 공산주의자로 몰아 매카시즘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든 악명 높은 정치인 조셉 매카시를 공격한 곡이다. <Welcome to the Occupation>에서는 혼란스러운 엘살바도르의 사회상을 묘사했다. 당시 엘살바도르는 미국의 지원을 받는 군사 정권과 이에 대항하는 게릴라들이 내전을 벌였다. 그러나 가사에서 직접적으로 엘살바도르를 언급하지는 않고, 옷깃 등의 표현으로 미국을 묘사해 비평가들조차 R.E.M.의 뜻을 알아차리기에는 시간이 걸렸다. 

 
 

 ‘네 안쪽에 있는 옷깃을 잡아봐. 네 자유를 더 높이 들어봐. 여전한 구매자들의 말을 들어봐. 혼란을 퍼뜨리는 의회의 말을 들어봐. 반구에서 야생의 불이 타오르고 있어. 설탕 줄기와 커피 컵. 구리, 철 그리고 소. 주석이 달린 역사. 불을 위한 숲. 우리가 수문을 연 곳에서 자유가 대권을 장악했어. 반구에서 야생의 불이 타오르고 있어. 내 말을 들어봐.’ - <Welcome to the Occupation> 

 
 

  스타이프는 1988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인 마이클 두카키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R.E.M.의 여섯 번째 앨범 《Green》은 대선 하루 전날인 1988년 11월 7일 발매됐다. 반전을 주제로 한 <Orange Crush>나 정치인을 조롱한 <World Leader Pretend>같은 곡이 상당수 있었기에 발매 일자를 일부러 맞췄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스타이프는 1992년 3월 5일 『Rolling Stone』과의 인터뷰에서 “1988년에 두카키스를 지지한 것은 두카키스 때문이 아니라 부시 때문이었다”며 “나는 부시를 싫어했고, 지금도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스타이프의 기대와는 달리 대선의 승자는 공화당의 조지 H.W. 부시였다. 

  스타이프는 환경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다. 《Green》이라는 앨범 제목과 어두운 분위기의 앨범 커버도 환경 보호주의를 뜻하는 것이었다. 사실 환경 보호는 스타이프의 공연장 단골 멘트였다. 《Green》의 수록곡 <Stand>는 대표적인 환경 보호를 외치는 곡이다. 스타이프 스스로도 “《Green》 발매 후 나는 재활용 가수로 알려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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