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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장래 Nov 20. 2021

요리를 잘하면 인생도 피게 될까

요리에서 인생의 답을 찾다

요리를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

불 조절을 안 한다

재료를 멋대로 대체한다


내가 요리에 실패한 날은 높은 확률로 이 둘 중 하나의 이유 때문이다.

위의 내용만 잘 실천해도 내 연어장과 김치볶음밥은 보다 나은 대접을 받을 수 있었으리라.



"불 세기는 선택 가능하다, 재료는 함부로 바꾸지 않는다."


요리를 하기 전 꼭 이렇게 매번 되뇌곤 하는데, 마음에 새기다 보니 다른 곳에까지 깨달음이 왔다.

아, 인생도 이렇게 살아야 하는구나.



이 글을 읽은 당신도 나처럼 요리할 때마다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이 글을 쓴다.




불에는 '불, 안 불'이 아니고 약불, 중간 불, 강불 등등이 있다.

나는 이 사실을 알았으나 몰랐다.

스크램블드 에그- 약불, 스팸 굽기- 강불과 같은 식으로 외운 뒤 요리 하나당 불을 한 개만 사용한 것이다.

물론 결과는 좋지 않았다.


<<음식별로 써야 하는 불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다르게 사용해야 한다.>>

나는 요리에서도, 대인관계에서도 이 규칙을 잘 지키지 못했다.



믿을 사람 피할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0부터 100까지라는 말속에는 30, 73, 83.5가 담겨 있다.

나는 사이의 숫자를 보지 못하고 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어머니의 원수거나 보증도 서줄 수 있는 사이거나.

(사기꾼이 나라는 원석을 발견해내지 못해 다행이다)


대인관계에 있어 정답은 없다.

대화를 통해 푸는 것이 정답이라지만 화난 사람에게는 말을 걸기보다 진정하고 생각을 정리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훨씬 낫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불 그 자체가 아닌 화력 조절이다.







하지만 잊지 말자. 그렇다고 재료를 함부로 바꾸면 곤란하다.

기본은 지켜야 한다.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이 귀찮아서인지 나는 재료 사용에 있어서는 놀라울 정도의 융통성을 발휘하곤 했다.

에이, 진간장이나 국간장이나. 설탕이나 올리고당이나.

짐작했겠지만 결과는 늘 좋지 않았다.



슈가파우더가 없으니 설탕을 두 배로 뿌리는 타협이 시작되면서 모든 문제는 서두를 알린다.

기본은 지켜져야 한다. 응용은 그다음이다.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든다면 당신은 매우 합리적인 사람이다.

"언제는 융통성 있게 살라더니 이제는 기본을 지키라고 하네. 너무 모순적이지 않은가?"


참으로 맞는 말이다. 판단이 쉬웠다면 우리는 모두 요리왕이 되었을 것이다.


불 조절의 문제인지 재료의 문제인지 알기 위해서는 문제가 어떤 유형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객관식이라면 답은 정해져 있고, 주관식이라면 틀에서 벗어나 사고해야 한다.




헬스장에 가는 문제는 객관식이다. 갔다, 안 갔다, 는 선택지만이 존재한다.

공부를 몇 시간 했습니까? 1) 1시간 이하. 2) 1시간 이상 2시간 이하...


하지만 친구의 무례한 말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라는 질문은 다르다.

꼭 화낸다, 참는다 중에서 고를 필요는 없다.


눈치챘겠지만 과제의 완수에 있어서는 단호함을, 관계적 내용에서는 유연한 판단력을 필요로 할 때가 많다.





우리가 언제 몰라서 실천을 못했던가.

옛날의 나쁜 것을 반복하는 습관이 있을 뿐이다.

이 글을 읽고 다시 힘을 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나는 우선 스파게티를 성공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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