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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싸맨 Jan 23. 2020

100일 동안 동굴에서 마늘 먹으며 사업가 된 이야기

퇴사 후 창업 준비하기 위한 100일 동안의 과정, 그리고 감정.

나는 프랜차이즈를 사랑하는 마흔 청년이자 브런치 작가, 김현이다.

그리고 불과 세 달 전까지는 15년 동안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서 일해온 프로직장러였다.


퇴사 후 나의 두 번째 단계를 열기로 했다.

더 많이 행복하고 건강한 프랜차이즈 업계를 위해 도전하기로 결심한 나는

100일 동안 홀로서기를 준비하였다.


가맹본부의 나에서, 프랜차이즈의 나로



이번 글은 회사원의 일상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무엇이 되었던 자신의 일이나 사업을 하려는 독자분들에게 작은 영감이 될 것이다.




■ 100일 동안 마늘 먹기


15년 동안 몸담아온 프랜차이즈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지 가장 많이 고민했다.

단순히 내가 경험한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이 아닌 잘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봐도 정말 빨리 변해가는 트렌드의 시대이다.

스마트폰이 중심이 된 유통 시장 혁신의 시대이다.

이를 고려하여 상대적으로 대처가 늦거나 어려운 자영업자, 소상공인 분들을 코어 타깃으로 잡았다.

그리고 가맹점주님들을 위해 노력하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를 서브 타깃으로 잡았다.


그리고 많은 테스트와 공부, 그리고 사업 계획서를 작성하고 수정하고 뒤집고 수정한 끝에 내가 잘할 수 있는 '창의성'과 '스마트폰 마케팅'을 접목해서 사업의 형태를 만들었다. (구체적 사업의 결과는 글 하단에)



직장인이었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맨바닥 환경.


브런치에서 퇴사에 대한 수많은 글을 보며 어느 정도 예상하고 각오했던 '이상으로' 많은 감정을 느꼈다.

회사에서는 시간의 흐름이 무던했지만 밖에 나와서 홀로 서 있어보니 '시간이 금이다'라는 말을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초반에는 홀로 사업을 설계하며 집중해야겠기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간혹 찾아오는 외로움과도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회사원으로서 당연했던 것이 당연하지 않았음을 느끼게 된 것은 정말 큰 수확이었다.

그렇게 100일 동안 마늘을 먹는 것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 타이탄의 도구 만들기


집 근처의 사무실을 구했다.

서울에서 출퇴근하며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다는 생각도 있었고, 무엇을 하던 나의 최우선이 되어온 '가족'과의 접점을 늘리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하지만 일터를 구하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몰랐다.

비록 크지 않은 공간이었지만 이 공간에서 반드시 많은 것을 만들어내겠다는 저의 다짐을 녹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고 감사했다.


그리고 작년 가을 브런치의 작가가 되었다.

평범한 아빠의 유튜버 도전기부터 어쩌면 부끄러울 수 있는 나의 솔직한 마음 이야기, 그리고 프랜차이즈에 대한 칼럼까지.

글 하나하나를 쓸 때마다 주제를 정하고 뼈대를 잡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이미지 하나하나 고르고 반영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직장생활 이렇게만 하지마세요', '퇴사 후 한 달, 초보 유튜버 마흔 아재의 마음 변화' 등의 글이 3번이나 다음 메인에서 소개되었다. (흑 영광 ㅠ)


지금까지 40편의 글을 게재했고, 운이 좋았는지 다음(daum) 메인에도 몇 번 노출이 되더니 지금은 조회수가 70,000을 넘었다. 졸필임에도 읽어주신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다.


비대면과 디지털 시대일수록 사람과의 이야기, 그 마음이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했다.

한때 마음으로도 힘들어하면서 정신건강에 대해 주목해온 기억을 더듬어서 사업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심리 상담사' 자격을 땄다. 매일 5시에 일어나서 동영상 강의를 보며 외우면서 아침을 시작하였다.


프랜차이즈 칼럼들 덕분에 여러 미디어사, 플랫폼과도 소통을 나누며 사업의 근육을 하나씩 하나씩 준비했다.



■ 자신과의 싸움


수 없이 많은 제 속의 의심의 감정과 부정적인 소리들은 나의 사명과 자신감을 계속 자극했다.


직장 생활을 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해하셨던 부모님께서도 홀로서기를 하는 아들이 많이 걱정되셨나 보다.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우연을 가장하시고 찾아오셔서 식사하시던 중에 보이신 눈물은 도전보다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나 자신을 흔들었다.


이러한 순간들과 감정들은 미리 계획하고 대비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과정을 이겨내고 극복한 만큼 충분히 강해졌다.



■ 맨땅에 헤딩


봉황의 '봉', 그리고 '꿈'을 이야기하는 '봉드림'이라는 이름으로 작은 도전을 이름 붙였다.

직접 특허청에 상표등록도 해보고 사업자 등록도 손 없는 날을 골라 세무서를 찾았다.


유저 user 입장에서 사용만 했던 홈페이지를 위해 정말 백번 넘게 수정하고 보완하며 씨름을 했다.

본격적인 비즈니스 론칭보다 먼저 공식 블로그를 만들고 콘텐츠를 쌓아나갔다.

나의 서비스 상품에 대한 검증과 업그레이드 과정도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었다.


처음에는 소개를 통해 시작해야 기반이 빨리 잡힌다

선배님들의 조언을 소중하게 간직하되, 그 시작은 무조건 직접 개척하고 싶은 갈망이 있었다.


새벽에 붙이고 다닌 전단지


'인싸맨'이라는 스마트폰 마케팅 서비스를 담은 전단지를 만들었다.

수 없이 많은 카피 수정과 반복을 통해 디자인하여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새벽 5시에 붙이며 다녔다.


정말 추웠고, 몸살도 많이 걸렸다.

하지만 마음은 정말 뜨거웠다.

그렇게 며칠 후, 개인 매장 사장님의 전화를 받고 첫 계약을 진행했다.


그러고 나서 가장 먼저 한 일은 부모님께 전화를 드리는 일이었다.



■ 동굴에서 나와서 세상으로


'인싸맨'


브랜드가 내세우는 핵심 서비스의 이름이다.

좋게 말하면 캐주얼하고, 나쁘게 말하면 싼 티 나는 이름이다.

하지만 네이밍 마케팅에 있어 '된소리'의 선기능을 고려해서 만든 이름이기도 하다.


그렇게 만들고 가꾸어 나갔다.

브랜드를 내 자식 같이 아낀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 느껴졌다.


현장에서 입는 전용 '슈트'도 만들었다.


'인싸맨'은 좋은 가치를 가진 매장이나 상품을 희망 지역 내에 창의적인 관점으로 풀어낸 콘텐츠로 SNS를 통해 홍보해드리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갈고닦은 관점의 원포인트 조언까지 담아서 제공했다.


하지만 소비자분들을 위해 무조건 상품 검증 없이 지역 홍보를 해드릴 수는 없었다.

그것은 내가 가진 '모두가 행복한 프랜차이즈/자영업 세상'이라는 방향과 맞지 않는 것이었다.


상담을 하다가 광고를 할 상태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것이 메뉴이던, 서비스이던, 상품의 품질이던 있는 그대로 말씀드렸다. 계약이 진행되지 않아도 좋았다.


물론 처음에는 이상하게 여긴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  이유를 들으시면 대부분 이내 수긍을 해주셨고, 보완 이후 진행했을 때 더 결과가 좋게 나왔다.


노트에 미리 방향을 잡고 상담에 임했다.


진행하게 된 파트너 사장님들의 매장을 성공시키기 위해 현장 상담도 직접 하고 매장에서 쓰시라고 태그 이벤트 테이블 아크릴 시안도 만들어드렸다.

아이들 고객에게는 엄마들을 고려하여 하리보 젤리를 전략적으로 잘 주시라고 당부하기도 하였다.


이런 과정들이 쌓여서 나만의, '인싸맨'만의 브랜드 차별화 디테일 요소로 발전되었다.


그렇게 나의 도전이 실체화되고 구체화되어가며,

자연스럽게 '멋진 사업가'를 꿈꾸는 마흔 아재의 꿈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




100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빨리 지나갔다.


지난 100일보다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내일에 대한 기대와 도전 의식이 생긴다.


지금보다 더 많은 어려운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물론 예상 못한 행운이 있을 수도 있다.


무엇이 되었든 작은 도전이 큰길을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며 순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정도를 걷고자 한다.


여러분 모두 멋지게 일어서시기를 응원합니다.


생각만 하면 그것은 영원한 꿈이 된다.

하지만 실행에 옮기면 그 결과가 어떻든

그것은 '현실'이 된다.



보신각 종소리를 들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구정 연휴다.


이번 구정 명절 연휴  동안 가족분들과 따뜻한 시간 보내시면서

내가 세운 계획들이 작심삼일이 되지는 않았는지,

새롭게 다진 의지는 어디 가고 작년과 같은 일상과 생각으로 되돌아간 건 아닌지,

차분하게 커피 한잔하시면서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독자 여러분들의 오늘,

그리고 내일의 도전을 항상 응원한다.



※ 글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도전의 결과물을 공유드립니다 : 봉드림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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