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헬로파머 May 11. 2018

‘체험’ 없이 충분한 소금공장

대단한 관광 프로그램도 없는외딴 소금공장이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까닭

도시에서는 잊을만하면 노키즈존 논쟁이 벌어지는데, 어쩐지 농촌은 정반대인 듯하다.
어린이 눈높이에만 맞춰진 체험 학습이 대부분인 ‘6차산업’ 관광 상품에 자연에서 힐링하고 싶어 농촌을 찾은 성인들은 당황하기 일쑤.
한국의 6차산업에 지금과 같은 체험학습만이 답일까.
다른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나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봤다.
 
오키나와를 여행하며 운 좋게 현지에 살고있는 한국인과 연결된 적 있다.
그는 내게 가볼만한 관광지와 함께 ‘누치마스 소금공장’을 추천 했다. 그냥 가볍게 드라이브 해도 참 좋을거라며.
 
소금공장이라니, 어느 곳으로 여행을 가든 가벼운 휴가를 온 여행객에게 식품공장을 추천 하기란 참 드문 일이다.
반신반의하며 네비게이션에 그곳의 맵코드를 적었다(일본 오키나와에서는 맵코드만 적어도 정확한 지점을 알려준다).
 
길게 펼쳐진 해안도로를 따라 네비게이션은 자꾸만 지대가 높은 산으로 차를 안내했다.
도로 너머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불안했다.
네비게이션 업데이트는 됐을까, 지도상 산꼭대기에 가까운 그곳은 과연 여행지가 맞는걸까.
 

반신반의하며 네비게이션이 이끄는 곳으로 따라가자 소금공장에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이정표가 나왔다.
이정표를 지나 산복도로를 올라가면 길이 끝나는 지점에 큰 주차장과 건물이 나온다.

산 꼭대기에 가까운 길이 끝나는 곳에 세워진 건물. 이곳이 바로 누치마스 소금공장이다.
 
사전 정보없이 급히 찾아간 외국인 관광객에게 공장을 견학할 수 있는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내부엔 소금공장의 공정이나 정체성을 모형을 전시했고, 그것을 관람하는 것으로 견학을 대신했다.

© 누치마스 소금공장
관람객이 내부를 구경할 수 있도록 유리로 만들었다. 
‘만지지 마세요’ 라 써있는 염전의 모형
인테리어가 트렌디 하다거나 건물이 대단히 웅장하거나 특별하진 않았지만, 건물과 내부는 깔끔하게 정돈되었다. 또, 풍경을 관람할 수 있는 테라스나 창 같은 요소를 두었다.

홈페이지를 통해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누치마스 소금공장에서는 10분~15분 정도 공장을 견학할 수 있고, 미네랄과 관련된 강연 프로그램도 열고 있다.

소금의 공정을 살펴보며 올라가면, 가장 높은 층에 마련된 종착지에는 식당과 기념품 판매점이 있다. 이런 동선은 세계 공통이다.

누치마스 소금으로 간을 맞춘 오일 파스타
볶음채소 커리에도 역시 누치마스 소금을 이용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상품점이 나타난다.
상품점에서는 소금부터 소금으로 만든 온갖 먹을거리와 뷰티제품을 판매한다.


© 누치마스 소금공장
가장 대표적인 누치마스 소금
© 누치마스 소금공장
누치마스 소금으로 만든 화장품 
하지만 그 중 으뜸은 소금 아이스크림이다.

눈과 입이 즐거운 다양한 소금의 변주들.
소금 아이스크림까지 입에 물고 건물을 나오며 이곳을 추천해 준 이가 전해준 가볍게 드라이브 하고 와도 좋을 곳이란 소개를 수긍하게 되었다.
이 역시 뒤늦게 알게 된 것이지만, 누치마스는 세계 13개국에서 특허를 받은 특별한 제법으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다.
꼭 특별한 소금 때문이 아니더라도 산과 바다가 있는 오키나와의 풍광과 깔끔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오기에도 충분한 곳이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누치마스 소금공장의 관람은 건물 맞은편 오솔길을 따라 10분 정도면 올라가는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이르러야 비로소 완성된다.
 

아직 어린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간단한 산책로의 풍경
어린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간단한 산책로에는 초록색 풀과 반얀트리, 멕시코 소철같은 열대작물이 살고 있다.
자연을 즐기기에도 충분한 길이다.
정상에서 볼 수 있는 바다. 왼쪽 물 속에 어둡게 보이는 부분이 물고기 떼다.

정상으로 올라가면 바로 아래 인적이 드문 청정한 해변이 펼쳐진다.
물이 어찌나 맑은지 바닷가 군데군데에서 헤엄치는 물고기 떼를 산 꼭대기에서 볼 수 있는 곳.
오키나와에는 만좌모 같은 유명한 해안 관광지도 있지만, 이곳에서도 또다른 매력을 느끼기 충분했다.



누치마스 소금공장에 대한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하시나요?
헬로파머 홈페이지에서 전문으로 만나보세요(링크).


ⓒ 헬로파머
이아롬 기자 arom@hellofarmer.kr

매거진의 이전글 함께 농사 짓는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