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도쿄교통회관 & 안테나 | 헬로파머 일본 농업탐험 기획
하카타 지역의 안태나샵
안테나샵이 뭔 줄 알아?
답사지를 정하다 친구에게 물었다.
한참 후에 친구는 ‘안테나샵’ 이라는 로고가 적힌 다이어리 사진을 보내왔다.
그렇다, 확실히 안테나샵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다.
안테나샵은 말 그대로 ‘무언가를 전달하는 안테나 같은 역할을 하는 매장’이다.
각 브랜드에서 트렌드 파악과 이를 통한 신제품 홍보를 위해 전략적으로 운영하는 점포를 말한다.
보통의류, 화장품 등 유행에 민감한 업종에 안테나샵이 있다.
요즘에 많이 보이는 캐릭터 팝업 스토어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런데, 지역 농산물에도 안테나 샵이 있단다?!
여행을 가면 경주엔 경주빵, 통영엔 꿀빵 처럼 현지의 명물이나 특산품을 판매하는 기념품점들은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지역 농산물들을 소개하기 위해직접 도심으로 나오는 안테나샵이 있다는 것이다.
문득 서울의 지하철역에 간간히 보이는 지역 특산물 가판대와 매장이 떠올랐다.
찾는 사람도 거의 없어 마치 점포정리 하는 줄 알았던 그런 가게들.
갈길 가기 바빠 눈길 한 번 준 적이 없었다. 이런 와중에 안테나샵을 우리가 알리가 있나.
하지만 일본의 안테나샵은 달랐다.
무엇보다 지하철 구석이 아닌,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지이자 높은 땅값을 자랑하는 동네에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신기하던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도쿄교통회관
유라쿠쵸역과 도쿄역 사이, 두 개의 노선이 교차하는 이곳 도쿄교통회관에는 무려 13개 지역의 안테나샵이 출점해 있었다. 열차가 도착하고 사람들이 우르르 걸어나왔다.
접근성이 높은 도심 한복판에 지역매장을 위한 자리를 내어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와카마야 매장
지역 안테나샵들이 한 곳에 모여 있으니 마치 백화점 같다.
이렇게 각 지역 농산물의 트렌드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소비자에게도 생산자에게도 매력적인 일이다.
생산자는 제품에 대한 소비자 피드백 뿐만 아니라, 타 지역 매장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서로에게 시너지 효과를 주고 받을 수 있다.
동시에 소비자는 지역의 개성있는 음식들을 한 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그 중 단연코 눈에 띄는 것은 홋카이도 매장. 매장에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이 줄을 지었다.
심지어 아이스크림 코너 줄은 매장 밖까지 늘어져 있었다.
손님 대부분 외국인 여행객이 아닌 일본인, 그것도 근처에서 장보러 온 듯한 도쿄 사람들이었다.
궁금해서 이유를 물으니 그들은 이렇게 답했다.
훗카이도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가장 맛있거든!
가장 맛있다는 훗카이도 아이스크림을 맛보지 않을 수 없었다.
매장 옆에는 언제부터 어떤 상품을 판매하는 지, 신제품 발매 기간 등의 제품 정보가 공지된 포스터가 부착되어 있다.
유통기한을 보았을 때 회전율이 높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빠른 피드백을 통해 호응이 좋은 상품은 유지하고 상대적으로 부진한 반응을 보이는 상품은 또다른 상품으로 대체하고 있었다.
홋카이도 매장에는 가장 유명한 아이스크림이 주력상품이다.
각 매장들은 농산물을 통해 각 지역의 특색이 드러나고 있었다.
홋카이도 매장은 유제품 공화국 답게 치즈, 치즈케이크, 우유가 주를 이뤘다,
귤이 유명한 와카야마 현 매장에는 귤푸딩, 귤청이 있었다.
비단 농산물 뿐만이 아니다.
매장의 간판이나 인테리어도 눈에 띄었다.
벚꽃이 유명한 곳에는 벚꽃이, 팬더가 있는 곳에는 팬더가 매장을 꾸미고 있었다.
각각의 안테나숍이 마치 지역 하나를 축소해서 옮겨온 것 같았다.
필자 양애진의 ‘농산물이 말하는 지역다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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