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디앤디파트먼트 D47 식당 / 헬로파머 일본 농업탐험 기획
농산물에 스토리를 입히는 일은 흔하게 볼 수 있다.
농장과 농부의 이야기를 극대화해 차별성을 두려 애쓰는 콘텐츠들.
하지만 그것으로 끝난다면 뭔가 허전하다.
그 농산물 이야기에는 무엇이 빠졌을까?
바로 그 농산물이 생산되는 ‘지역’이다.
그래서 정말 궁금했다. 일본에서 농산물로 지역을 이야기하는 방식에 대해 말이다. 이제 그 궁금증을 해결할 차례다.
d47 SHOKUDO의 모습
매력 있는 사람은 자기 자신이 가진 개성과 정체성을 아주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자신의 매력을 드러내는 법을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역도 마찬가지다. 너무 익숙하거나 관심이 없어서 알 수 없다면, 누군가는 그 숨겨진 매력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일본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풀어낸 가게가 있다.
이름하여 디앤디파트먼트(D&DEPARTMENT, 디앤디). 분명 ‘디자인과 지역’이라는 의미를 담았으리라.
그 이름답게 디앤디는 외부의 시선에서 일본 지역 곳곳의 개성을 찾아내고 있다.
일본의 ‘진짜 디자인’은 도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부야 한복판에는 이런 디앤디파트먼트가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 ‘d47’이 있다.
‘d’는 디자인, ’47’ 은 47개 도도부현을 의미한다.
박물관, 디자인숍, 식당, 총 세 구역이 있는 d47에서는 일본 47개 지역의 매력과 디자인을 ‘먹고, 보고, 구매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거기에 디앤디파트먼트가 발간하는 지역가이드북인 ‘d design travel’를 보면 시각, 촉각, 미각을 아우르는 입체적인 경험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이 모든 중심에는 지역의 ‘농산물’이 자리 하고 있다.
지역의 자세한 정보가 담긴 식당의 메뉴판 메뉴판 © 양애진
식당에서는 ‘음식’을 테마로 생산자와 그릇 제작자의 마음을 전한다.
‘올바른 일본의 밥’ 제공을 목적으로 일본의 47개 지역의 레시피와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요리를 먹을 수 있다.
메뉴판에는 눈에 띄는 점자 지도가 있다. 메뉴마다 어느 지역에서 온 레시피와 식재료인지 꼼꼼하게 표시해 놓은 것이다.
이런 세심한 표시는 음식을 주문하면서 기다리는 동안 소비자에게 또 다른 상상력을 전달한다.
각 지역과 관련된 모든 스크랩 자료를 모아 놓은 곳
‘47 도도부 현 다움’을 전시하는 곳으로, 일본 전 지역의 숨겨진 장인정신을 발굴하여 선보이고 있다.
내가 갔을 때는 치바현의 개성을 ‘디자인’ 과 ‘여행’의 관점에서 보는 전시회 ‘d design travel CHIBA EXHIBITION’ 이 한창이었다.
치바현 특유의 도구와 생활 용품, 심지어 건축 자재까지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전시관의 마지막 부분에는 전시되어 있었던 실제 치바현에서 생산되는 통조림, 음료, 건어물 등의 농산물 가공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그곳의 매력을 한참 느끼고 먹어볼 기회가 생겼는데 지갑을 열지 않을 수 없다.
d47에 전시된 물건과 그 아래 배치된 d design travel 잡지
지역을 활성화하고 지역의 디자인을 보존하기 위해 지역 상품으로 가득 채워진 가게다.
이곳 역시 농산물의 코드를 빼먹지 않았다.
음식을 담는 그릇, 지역의 레시피 북을 비롯하여 지역 여행 정보, 지역 음식, 지역 젊은 아티스트들의 작품까지 자세한 설명카드와 함께 배치했다.
특히나 인상깊었던 것은 각 지역의 매거진을 만들면서 모아둔 지역 정보지, 팜플렛 스크랩북.
일본 특유의 세심함이 잘 담아 마치 한 편의 지역 포트폴리오를 보는 것 같았다.
필자 양애진의 ‘농산물이 말하는 지역다움’은
헬로파머 홈페이지에서 전문으로 만날 수 있습니다(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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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 이아롬 기자 arom@hellofarm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