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llo Ssong Sep 15. 2023

고객님의 안녕을 빕니다.

안녕편의점은 빌라와 상가 오피스상권에 위치해 있다. 이동이 많은 곳이 아니다 보니 단골 고객님들이 대부분이며 가끔 주변 회사를 방문하시는 고객님들이 방문을 하신다. 그렇다 보니 고객님들의 취향이 눈에 들어온다.


단골 고객님 중 한 분은 다른 술은 안 드시고 클라우드 500ml+330ml 각 한 캔 씩 구매하시는 고객님이 계신다.

너무 말라서 걱정이 되는 고객님이라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될 쯤에는

 "엄마가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식사 거르지 말고 잘 챙겨드세요."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왔다.

마른 몸이 이쁘다고 하는 요즘 세상에 그 고객님은 예쁜 쪽에 속하지만 정말 동생 같고 조카 같아서 볼 때마다

'식사 잘 챙겨 드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는데 그 속마음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오다니 나도 주책이다 싶고 고객님이 불편해하시면 어쩌나 걱정하는데 웃으시며

  "맞아요. 엄마랑 통화하면 매일 혼나요. 그런데 저 통통했는데 힘들게 다이어트한 거예요. 그래서 2년째 유지하고 있어요."

"진짜요? 원래부터 마른 분인 줄 알았어요. 저도 살 빼야 는데 쉽지가 않아요."

"저 간헐적 단식으로 살 뺐어요. 여러 가지 해봤지만 그게 제일 효과가 좋고, 힘들지 않아 길게 할 수 있었어요."

로 시작해 다이어트 비법을 전수해 주신 고객님이시다.

그런데 그렇게 서로를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된 고객님이 이사를 가셨다.


이삿날 아침.

나의 출근시간에 맞춰 일부러 음료수 사러 오셨다.

아침에 오셨길래 

"혹시 오늘 이삿날이에요?"

"네. 오늘이에요."

"저 오픈하고부터 봬서 조금 있으면 일 년인데 정들었는데 너무 아쉬워요. 고객님."

"그러게요. 사장님. 이사 가서도 생각 많이 날 거 같아요."

"식사 잘 챙겨 드시고 건강하게 잘 지내세요. 고객님은 웃는 게 너무 예뻐서 뭘 해도 다 잘 될 거예요."

"네. 사장님도 건강 챙기시며 일하세요. 다음에 지나갈 일 있으면 잊지 않고 들를게요."

"네. 말씀만이라도 너무 감사하고 힘이 나요. 너무 감사해요."

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작은 빌라들이 많다 보니 1인가구가 많아 이사가 잦은 편이다. 이사 가신다며 편의점에 인사하러 오신 고객님은 두 번째다.

한분은 사장인 나보다 날 도와주는 신랑을 매일 찾으시던 고객님이시고 이 여자 손님이 두 번째다.

조카가 취업으로 타 지역으로 가는 거처럼 왜 이리 아쉽고 서운하던지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이 들어 주책이다. 눈물만 많아졌다.


오늘 아침에 발주를 넣으면서도 제품을 정리하면서도 생각이 났듯 한동안은 클라우드 맥주를 보면 고객님이 생각이 날 것 같다.


우리 마음씨 좋고 웃는 얼굴이 예쁜 클라우드 맥주 고객님.

어디에서든 항상 건강하고 좋은 일들만 생기길 안녕편의점 주인장이 빌게요.



작가의 이전글 고객님, 라이터는 제가 드리는 선물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