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2018년을 기대하며
어느덧 스타트업이라는 동네에 입문하지도 만 5년이 넘었고, 회사 경력은 병역특례기간까지 포함해서 11년이 되었다. 12월이 시작된 만큼, 보다 즐거운 내년을 위해 겸사겸사 정리해본다.
스타트업 동네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12년 7월 케이큐브 펠로우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부터인데, 현 카카오 대표인 임지훈 씨가 직접 인솔했던 프로그램이니만큼, 꽤나 고급 프로그램이었던 셈이다.
첫 스타트업은 창업이 아닌, '데이터가 살아있는 일기장'을 만들겠다는 W팀 합류였다. 3년 동안 꽤나 많은 경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체력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스스로를 너무 혹사시켰고, 더 이상 회사에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떠났다.
[W팀에서의 여정]
- 2012년 11월 합류
- 2013년 봄 : 스파크랩 1기 엑셀레이팅과 데모데이
- 2013년 여름 : 비석세스 참여 및 스타트업 배틀 (KAPP Winner)
- 2013년 가을 : 미국 Plug & Play 엑셀레이팅
- 2013년 겨울 : 글로벌 K-스타트업 (장려상)
- 2014년 여름 : TIPS 프로그램 지원과 실패
- 2015년 봄 : 'B2G with Google' 테크 프로그램
- 2015년 겨울 : 'TPAC2015' 참관
- 2016월 1월 퇴사
W팀 일을 마무리하는 3달 동안, 프리랜서로 지내며 내가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까를 시험해보았는데, 그 결과, 일에 대한 가치평가가 가능해졌고, 돈을 버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다만, 돈만이 목적은 아니었던지라, 안정적인 중견 IT회사의 개발자들로만 이루어진 팀에서 모바일 신사업을 기획하는 일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어려운 일인걸 알고 있음에도, 맹랑하게도 도전하였고, 실패하였다. 모바일은 작은 화면 내에서 고객에게 명확한 가치를 전달해야 하기에, 빠르게 개발하면서 지속적으로 고민할 팀이 중요한데, 막상 팀의 허브 역할을 해야 하는 내가 팀장님의 목표와 팀원들에게 공감 못 했다는 게 가장 큰 폐착요인이었던 것이다.
이후 지금의 회사, 광고대행사 기반의 스타트업인 M에 합류한 지 10개월이 되었다. 직원이 27명일 무렵에 합류했는데 벌써 45명을 넘어섰으니 꽤나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아쉽게도 그 성장은 내가 지향하는 성장과는 다름을 느끼고 있다.
'우리 회사가 왜 스타트업인가요?'
'결국 만들고 싶은 게 무엇인 거죠?'
지난 10개월 동안 반복적으로 묻던 질문이었고, 이제서야 어느 정도 대답을 알 것 같다. 앞으로 3개월 동안 대답을 검증하고, 답을 바꾸던지, 내가 떠나던지 할 것 같다. 답이 나의 생각과 달라도 회사는 성장하겠고, 돈도 잘 벌겠지만, 나에겐 생존의 이유와 그에 맞는 성장이 중요한 키워드이기에...
나는 도대체 왜 이러고 사나, 스스로 의문일 때가 많다. 현재까지 스스로 내린 답은 '킹메이커'인데, 왕한테 바라는 게 참 많은 사람이다. 보통 킹메이커라면 알아서 해주는 거 아닌가 싶은데 말이다. 어찌 됐던 2018년부터는 2013~2015년 때처럼 다시 활기차고 싶고, 일에 미친 사람들과 또 재미나게 달려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