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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lee May 15. 2020

신사업 기획자의 사소한 고민 3가지

소소하지만 매일 나를 괴롭히는 것들

회사에 처음하는 일은 없어. 어떤 업무든 누군가 해봤을테니, 어려운 거 있으면 도와달라고 해


입사 초기에 들었던 선배 조언.

어려운 업무가 있을 때마다 나는 이 말을 되새겼다. 하지 신사업에서 이 말이 통하지 않는다. 신사업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낯선 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아무리 새로운 업무라도 어떻게든 해보려는 사람이, 이 세계의 일잘러로 인정받는 것이다.




1. 례가 없다, 기준이 없다. 그서 의사결정이 어렵다.

회사 업무가 다 그렇지 않나. 혼자 하는 일은 없다.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 프로젝트일수록, 매 단계 협조를 구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모두 자기 업무만으로 충분히 다. 이 와중에 새로운 안건을 들이밀며 '급하게 검토 요청드려도 될까요' 라니. 심지어 이 부서에 협조를 구하는 게 맞는지도 모르겠다.


과거 누가 해본 적 없는 업무이기에 선례도, 기준도 없. 이럴 땐 높은 분 결정해주시는게 깔끔하지만, 그 의사결정을 받기 위해 선택지 별 장단점을 분석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다. 자칫 실무자들 간에 얼굴을 붉히고 상처을 수 있다.


오늘도 나는 이슈 한 가지를 의논하고자 타 팀의 문을 두드렸다.

'처리 기준이 없는데, 어떡하죠.' 예상한 답변이.

'그렇지만 과장님, 이러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주시면...'

'흠... 당장 결정해야 하는 건 아니죠? 시간을 좀 주세요. 생각해 볼게요.' 다행이다. 오늘은 이만하면 됐다.

'감사합니다 과장님. 바쁘실텐데, 부탁드릴게요. 제가 모레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2. 추진력 vs. 신중함,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신사업이 적성에 맞는 사람은 누구일까?

외향적이고 말 잘하는 사람? 리더십 있는 사람? 기획서 잘 쓰는 사람?  

나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한 사람' 이라고 생각한다.


익숙해질 법도 한데, 여전히 새로운 아이템을 대할 때마다 고민이다. '이걸 해야 해, 말아야 해? 이걸 하면 뭘 얻을 수 있지? 괜히 힘만 들고 욕 먹으면 어쩌지?'

추진력 좋기로 소문난 동료는 말한다. '일단 나는 이건 무조건 맞다, 진행해야 한다, 스스로 최면을 걸어. 내가 맞다고 해야 남들을 설득할 수 있잖아.'

하지만 나는 그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여러 의견을 들을 때마다 귀가 팔랑거린다. 특히, 회사 내 영향력 있는 사람이 '이거 괜찮아 보이는데?' 혹은 '이건 별론데' 라고 말하면, 정말 그보인다.   


추진을 망설이는 또 다른 요소는 법/규제다. 신규 아이템이 법적으로 실행 가능한 지 살펴보는데, Yes or No 불분명할 때가 다. 예전에는 리스크가 조금만 있어도 안하는 쪽을 택했다. 하지만 No를 반복하다보면 조직에서 무능력한 사람, 부정적인 사람으로 보여지더라. 이제는 가능성이 보인다면, 무모할 지라도 시작보는 편이다.



3. 줄 수 있는게 없다.

회사 내 인간관계는 상부상조다. 남이 나를 도와주면, 나도 언젠가 보답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신사업 부서의 경우, 다른 에 줄 수 있는 축적된 정보, 히스토리, 예산이 많지 않다. 내가 질문하고, 요청하는 게 대부분이다. 일이니까 받아주지만, 그들도 사람인지라 나를 귀찮아하는 게 느껴질 때가 있다.

지난주에는 A자료를 요청했다가, 이번주엔 B를 달라 하고, C 프로젝트 예산을 겨우 합의해더니 요건이 바뀌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상황 등등.



나도 다른 부서 일 도와주고,

커피 얻어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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